맥락적 폭발성
엊그제 나온 논문을 소개만 하고 내용을 적지 않아서 지금 써보려고 한다. 논문 제목은 "폭발적 동역학을 위한 맥락분석틀"인데 한국어로 써도 역시 뭔가 뻑뻑한 느낌이 있다. 하나씩 풀어서 얘기해보자.
폭발성(burst)은 평소에 별 일이 없다가 어느날 갑자기 일이나 사건이 몰아쳐서 생기는 그런 현상을 가리킨다. 맥락(context)이란 그 각 사건이 처한 상황을 가리킨다. 아래 그림을 보자.
그림 (a)를 보면 시간 축 위에 사건들이 표시되어 있다. 각 사건은 A, B, C 중 하나에 속하는데 A, B, C를 맥락이라 부르자. 맥락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 폭발성은 모든 사건을 같은 종류로 취급하여 정의되었다. 즉 위 그림에서 사건 사이 시간 l의 통계적 특성으로부터 폭발성을 기술할 수 있었다. 여기서 l은 사건들이 어떤 맥락인지와 무관하게 이웃한 사건 사이의 시간 간격을 나탄내다.
그런데 맥락에 관한 정보가 있다고 한다면 이를 이용해서 폭발성을 기술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 속한 사건 사이의 시간만 따로 구할 수 있는데 이를 τ(타우)라고 하자. 그림 (a)에서 τ는 맥락 A에 속한 사건들에 대해서만 정의된다. 물론 B, C 등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τ의 통계적 특성으로 나타낼 수 있는 폭발성을 "맥락적 폭발성(contextual burst)"이라 부르자. 그럼 l의 통계적 특성으로 나타낸 원래 폭발성, 즉 맥락 정보 없이 정의된 폭발성은 "집합적 폭발성(collective burst)"이라 부르자. 이제 질문은 맥락적 폭발성과 집합적 폭발성은 어떤 관계에 있느냐?가 된다.
편의상 쓰는 말이긴 하지만, 용어들이 좀 딱딱하긴 하다. 여튼 원래 시계열을 맥락 정보를 이용해 '분해'할 수 있다는 게 핵심 아이디어다. 즉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는 거라고 봐도 된다. 그러면 부분을 이해한 후 전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말해서 맥락적 폭발성을 잘 이해하면 이를 바탕으로 집합적 폭발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논문에서는 맥락적 폭발성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다만 맥락적 폭발성과 집합적 폭발성 사이의 관계를 구함으로써 부분과 전체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위 그림을 보면, τ는 여러 개의 l의 합으로 표현됨을 알 수 있다. 그럼 l을 몇 개를 더해줘야 할까. 이를 위해 그림 (b)가 필요하다. 그림 (b)는 그림 (a)에 나온 사건들을 그냥 순서대로 다시 쓴 것 뿐이다. 하나의 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l의 개수가 n이다. 그리고 n은 A 사건들 사이에 있는 다른 맥락의 사건들의 개수에 1을 더함으로써 얻어진다.
그림 (a)의 시간축이 실시간(real time)이라면 그림 (b)의 '시간'축은 순서시간(ordinal time)이라 할 수 있다. l과 τ뿐 아니라 n도 폭발성을 보인다는 게 알려져 있다. 즉 실시간 맥락적 폭발성, 실시간 집합적 폭발성, 순서시간 맥락적 폭발성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참고로 순서시간 집합적 폭발성은 없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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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지금까지 내 블로그에서 폭발성을 언급한 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