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국제통계물리학회의 위성학회 중 하나인 경제물리학 콜로퀴움 2013 및 아시아 태평양 경제물리학회 2013(공동학회라고 해야 하나)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에는 '경제물리학'이라는 용어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에 관해 얘기해보려 한다. 이 내용은 정우성 교수와 윤혜진 박사와의 면대면 및 트위터 대화를 하면서 떠오른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경제물리학은 경제학+물리학인가, 경제 현상+물리학 방법론인가?"이다. 지금까지 경제물리학이라는 이름을 단 연구들은 대부분 후자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경제물리학회만 봐도 그렇다. 더욱이 경제 현상 전반을 다루지도 않고 금융시장 분석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에 대한 이유를 하나만 들자면 아무래도 물리학자들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가 대부분 금융시계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융시계열 분석이나 금융시장 분석이나 금융물리라고 하는게 이런 학회에 대한 가장 정확한 이름이 아닐까 한다. 물론 그렇다고 경제물리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 하는 건 아니다. 아직은 과도기로서 이런 것이지 장기적으로는 더 넓은 현상을 포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은행간 연결망을 분석하고 모형을 세워서 이해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런 학회에서 발표되고 있다.


경제물리학을 어떻게 볼 것이냐에 관해 합의가 없는 것 같다. "경제 현상+물리학 방법론"이라고 하는게 그냥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다. 현상태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면에서 이게 '실질적 정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뭔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나는 경제물리학이 '경제학+물리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몇몇 경제학자들로부터 듣기로는 경제학은 세계관이라고 한다. 경제학자들이 다루는 현상이 일반적인 사회과학자들이 다루는 현상과 분명하게 구분되기보다는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인간의 의사결정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이다. 일단 이런 설명을 받아들이자. 물리학도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실험적 검증과정이 더욱 엄격하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경제학+물리학을 두 세계관의 결합이나 융합으로 볼 수는 없을까. 순진하게 말해보자면 못할 게 뭐 있나 싶다;;; 내가 주장(?)해온 미시경제와 통계물리의 만남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매우 거칠게 말해서 미시경제를 통해 사회적 원자와 이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모형이 준비되면 무수히 많은 사회적 원자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할 때 거시적으로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통계물리를 통해 이해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이건 한 가지 예일 뿐이다.


조금 다른 논의로는 사회물리와 경제물리의 구분이라든지, 계산사회과학 같은 새로운 용어들과의 차이라든지가 있는데, 나중으로 미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