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에 발표를 해야 해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나갔다. (발표 시간이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겠음;;) 어차피 랩사람들하고만 의견 교환 차원에서 편하게 하는 자리긴 했지만 발표자료를 준비하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한 시간 정도 그 동안 속에 담아두었던(응?) 얘기를 열심히 하고나니까 속이 시원했다. 물론 좋은 의견도 듣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지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


좀 쉬고나서 몇몇 랩사람들과 오랜만에 학내의 다른 건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실은 우리랑 연구주제가 연관되는 사회심리학 연구그룹 사람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그 그룹에서도 사회연결망서비스(SNS)나 핸드폰 이용 등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특히 부족한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를 알고 싶었기에 만나게 되었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건물인데다 그 건물에 들어와 있는 단체나 연구소가 돈이 많아서 그런지 조금 부실했던 점심 식사를 제외하고는 다 맘에 들었다. 1층에서 식사를 하고 2층으로 올라갔는데 꽤 넓은 공간에 창가쪽 개인 사무실이나 회의실 등을 제외하고 다 뚫려 있어서 분위기가 좋았다. 특히 휴게공간에 있던 커피기계... 우리랩에서는 자판기 커피만 뽑아 마시다가 원두가 직접 갈려서 내려진 커피를 마시니 역시 좋았다. 


이렇게 커피를 한 잔씩 뽑아서 널찍한 원탁에 둘러 앉아 밥 먹으면서 다 못다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나도 오래전에 논문 쓴다고 사회심리학 논문들을 좀 읽은 편인데 늘 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에 오늘 낮에도 우리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털어놓았다. 그외에도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고갔는데 앞으로 세미나 등을 통해 교류하기로 했다.


인사를 하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아까처럼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다... 연구실로 돌아와서 바로였는지 조금 시간이 지난 후였는지, 하여간 한달 전쯤 게재 승인된 논문이 드디어 저널 홈페이지에 떴다는 알림 메일이 온 것을 확인했다. 이 논문도 나름 어렵사리 쓴 논문이라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아직 '저자 버전'이고 논문 포맷이 제대로 갖춰서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나중에 정식 버전이 나오면 제대로 글을 쓰겠음.


그러고보니 오늘 이래저래 일들이 좀 있었구나. 하여간 여기도 뭐 논문이 나오면 나오나보다... 이런 동네라 나 혼자라도 축하를 하려고 맥주를 사왔는데 저녁 먹은 배가 조금 꺼지는 것 같으니 한 잔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