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쯤 전에 이러저러한 고민을 하다가 ‘사회적 상수’라는 말이 떠올랐다. 중력의 중력상수, 상대론의 광속, 양자역학의 플랑크상수, 통계역학의 볼츠만상수처럼 사회물리학을 대표하는 상수로서 사회적 상수라는 게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엄밀과학으로서 사회물리학이 되려면 뭐가 필요할까라는 고민에서 나온 질문인데, 저런 상수가 있다는 말은 새로운 물리가 있으며 또한 그에 따른 보편성이 있다는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거듭제곱 분포를 특징짓는 거듭제곱 지수가 그런 상수가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거듭제곱 지수도 워낙 많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사실 직관적으로 생각나는 것들이나 사회현상 그 자체로 관찰되는 값들보다는 뭔가 사회의 수학적 구조가 어느 정도 잘 갖추어졌을 때 그 구조로부터 도출되는 무언가가 상수가 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게 되려면 사회를 일관되게 기술하는 방정식이 갖추어질 먼(?) 훗날에야 그런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지 않을까. <파운데이션>의 해리 셀던이라면 내 질문에 명쾌한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관련해서 로버트 러플린의 <새로운 우주>라는 책에 생각해볼만한 언급이 있다. 그래서 그걸 찾아보려고 도서관에서 빌려왔으나 금세 다른 일에 정신을 빼앗겨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고 반납을 해버렸다;;; 대충 기억나는대로 써보자면, 어떤 상수는 개별입자의 근본적 특성이라기보다는 입자들의 상호작용 또는 조직화의 결과로서 얻어진다는 식이었다(정확하지 않음). 이걸 ‘조직 원리’라 부르는데, 내가 말한 사회적 상수 역시 개별인간으로부터 얻어진다기보다는 앞서 말한 사회의 수학적 구조로부터 도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의 수학적 구조는 어떤 모양일까. 얼마나 복잡해야 하며 얼마나 자세해야 하며 어떤 요인들이 포함되어야 하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리가 보고 싶은 게 뭐냐에 따라 복잡한 방정식을 낮은 차원의 공간으로 투영할 수 있을텐데, 이렇게 투영하는 방식에 따라 그 결과가 다 달라진다면 과연 사회적 상수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을까. 또는 그럼에도 유일하게 존재할까. 물론 지금으로서는 유일해야 할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