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 나왔다. 제목은 원래 "Spatial patterns of close relationships across the lifespan"이다. 알토대학교 복잡연결망 그룹의 야리 사라마끼 교수와 킴모 카스키 교수, 그리고 옥스포드대학교의 로빈 던바 교수와 함께 쓴 논문이다. 우리 복잡연결망 그룹에서 이미 8년 전부터 분석해온 핸드폰 데이터가 있는데 그 분석의 연장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그룹의 핸드폰 데이터는 유럽 어느 나라의 한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에게 언제 얼마나 오래 전화를 걸었는지 또는 문자를 보냈는지에 관한 것이다. 사용자수는 수백만명에 이르고 전화/문자를 건/보낸 시각은 초 단위의 해상도로 기록되어 있다. 기간은 몇개월에서 1년짜리까지 몇개의 데이터세트가 있다. 덧붙여 우리는 각 사용자의 나이와 성별을 알고 있고, 또한 각 사용자가 핸드폰 개통 당시에 입력한 우편번호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위치 정보 등도 있다. 물론 이런 정보를 모든 사용자에 대해 모두 갖고 있지는 않지만 통계적 분석을 할 정도는 된다.


2년 전에 우리 그룹의 다른 박사가 처음으로 나이/성별 정보를 이용해서 분석한 결과가 논문으로 나왔다. 각 사용자(자아; ego)에 대해서 그 사용자가 가장 많이 전화를 주고받은 사람을 가장 친한 친구(best friend; BF)로 정의한 후 자아와 BF 사이의 나이와 성별 사이의 상관관계를 본 것이다.


나는 그 연구를 어떻게 더 확장해볼 수 있을지 고민해봤으나 올해 초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이것저것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시도해봤지만 이렇다할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과가 없지는 않았지만 '재미'가 없었다고나 할까. 그러다 다시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연구질문으로 뭐가 있을지 생각했다. 2년 전 다른 박사의 논문에 위치 정보만 더 추가해서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결과가 위 논문이다.


자아와 BF가 남:남인 경우, 남:여인 경우, 여:남인 경우, 여:여인 경우로 나누고, 또한 자아와 BF의 나이 차이가 10년 이하인 경우와 10년 초과인 경우로 나눈다. 그럼 모두 8가지 경우가 나온다. 이 각 경우에 대해 자아의 나이에 따라 자아와 BF가 다른 동네에 살 확률을 구하면 그 결과 곡선이 하나 나온다. 이 곡선들을 8가지 경우에 대해 비교함으로써 '가까운 사이의 공간적 패턴'이 사용자들의 나이/성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볼 수 있다.


결과는 한마디도 못했지만 왠지 더 쓰기가 힘들어져서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