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책처럼 내 인생의 논문을 꼽아봤던 게 작년 11월이었다. 그냥 문득 블로그에도 적어두고 싶어서 정리해본다.


(1) P. Bak, C. Tang, and K. Wiesenfeld, Physical Review Letters (1987): 자기조직화 임계성(SOC)


SOC라는 분야를 열어버린 논문. 1저자인 페르 박(Per Bak)은 2002년에 돌아가셔서 지금은 고인. 이 분은 이 논문에서 제시한 모래더미 모형 외에도 Bak-Sneppen 진화 모형, 숲불 모형 등 SOC라 불릴 수 있는 여러 모형들을 제시하면서 대형 떡밥 투척... 어찌보면 2000년대 바라바시의 떡밥 투척을 연상시키는데 바라바시가 박으로부터 배웠을지도 모르겠다.


(2) D. Watts and S. Strogatz, Nature (1998): 좁은세상 연결망


이 논문도 연결망 분야에서는 이미 고전으로 자리잡은 거라서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고... 다만 SOC처럼 내가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 알게된 논문. 내 첫 연구가 모래더미 모형+연결망 모형이어서 내 인생의 논문이 됨.


(3) A.-L. Barabasi, Nature (2005): 인간동역학의 폭발성


2010년 여름 핀란드로 옮긴 후 뭘 할까 하다가 보기 시작한 논문인데, 결국 지금까지도 내가 주로 하는 연구가 폭발성에 관한 것이다.


(4) B. Latane and J. Darley, American Scientist (1969): 사회적영향이론


사회물리학을 공부하겠다고 마음 먹은 후에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의견동역학을 알게 되었고 그 원류를 찾다보니 사회심리학자인 라타네와 달리의 60-70년대 논문들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글자가 매우 많은 심리학 논문을 나름 열심히 읽었고, 결국 관련된 주제로 학위논문을 썼다.


(5) M. Granovetter,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1973): 약한 연결의 힘


사회 연결망이 대체 어떻게 생겼느냐.에 관해 큰 영향을 미친 논문이고 나도 결국 여기서 제시된 생각을 바탕으로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중요하게 여길 것 같고... 또한 그라노베터의 단순화된 그림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음을 덧붙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