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논문은 지난 7월 PLoS ONE(플로스원)에 실린 것으로서 핀란드-헝가리-일본-한국 공동연구의 성과 중 하나다. 논문 제목은 위에 썼듯이 “사회연결망 형성에서 관계 시듦과 헤어짐의 역할을 모형화하기”다. 사회연결망 모형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헬싱키 복잡계 그룹에서 2007년에 제시한 그라노베터 사회연결망 구조에 관한 모형을 기반으로 했다. 이 2007년에 제시된 모형을 편의상 꿈뿔라 모형이라 부르자. 왜냐하면 1저자 이름이 꿈뿔라(Kumpula)이기 때문이다.


꿈뿔라 모형은 ‘약한 연결의 힘’으로 잘 알려진 그라노베터의 가설을 비교적 단순한 가정으로부터 비교적 현실적인 형태로 만들어낸다. 세 개의 가정을 이용한다. (1) 내 친구의 친구는 내 친구가 된다는 가정과, (2) 취미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친구를 통하지 않고 랜덤하게 만난다는 가정, 그리고 (3) 일정한 확률로 노드가 사라지고 이웃이 없는 새로운 노드가 나타난다는 가정이다. 두 노드의 관계의 친밀한 정도는 그 관계를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따라 커진다는 가정도 포함된다.


첫번째 가정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군집구조가 나타나며 두번째 가정으로 인해 군집들이 서로 떨어져 있지 않고 느슨하게 연결된다(약한 연결). 세번째 가정으로 인해 링크 개수가 무한히 늘어나지 않으면서 군집의 크기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우리는 이 꿈뿔라 모형에서 세번째 가정, 즉 일정한 확률로 한 노드가 모든 링크를 잃는다(또는 완전히 새로운 노드로 대체된다)는 가정이 너무 급작스럽지 않은지 의문을 제기했다. 노드가 죽고 새로운 노드가 나타나는 것도 물론 실제로 있는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외에도 링크가 사라지는 이유는 다양한데 그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했다.


즉 노드를 죽이는(;;;) 게 아니라, 노드는 살려두되 그 노드에 연결된 링크를 랜덤하게 지우거나(헤어짐), 아니면 그 링크의 친밀한 정도(그냥 편의상 ‘가중치’라 부를 수도 있다)를 시간이 지날수록 지수적으로 감소하게 만든다(시듦). 노드를 죽이는 걸 노드제거(ND)라 부르고 헤어짐을 링크제거(LD)라 부르고 링크 가중치의 지수적 감소를 나이듦(aging)이라 부르자. 이렇게 서로 다른 규칙들이 가져오는 차이를 연구했다.


결론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링크제거가 우리의 ‘상식’과 가장 가까운 결과를 내놓는다는 것이다. 아래 표를 참고하자. 그렇다면 우리의 ‘상식’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사실 이것도 문제다. 왜냐하면 실제 사회연결망의 완전한 정보를 우리는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상식’이라고 주장해도 그걸 검증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우리 연구는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이건 지금 논문을 쓰는 중이라 나중에 얘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