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저널읽기 블로그에 논문 정리하다가 길어졌는데, 게다가 논문의 주요 내용과는 핀트가 달라져서 여기로 옮긴다. 모래쌓기 모형이 나온지 2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다양한 변형된 형태의 모래쌓기 모형들이 많이 연구되어 오고있다. 그런데 개념적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여기에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1) undirected vs. directed
- 방향성이 없는 경우보다 방향성이 있는 경우가 마구잡이 걷기로 본뜨기가 되어 더 쉽게 풀린다. 방향성이 있는 경우 윗고비차원(upper critical dimension; 또는 윗임계차원)은 3이라는 것이 밝혀져 있다.

방향성이 없는 경우는 1차원, 변형된 1차원, 베테 격자 등에서만 정확하게 풀리고 2차원 이상에서는 아직 정확한 해가 없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윗고비차원은 4라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외에 2차원 BTW 모형의 경우 사태 크기의 분포가 단순한 눈금잡기 꼴(simple scaling form)을 만족시키지 않으므로 여러겹 쪽거리(multifractal)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논란이 있다.

2) deterministic (D) vs. stochastic (S)
- 어떤 자리(site)의 모래알 개수가 문턱값을 넘으면 무너지기(toppling)를 하는데 이웃들에게 어떻게 뿌려줄거냐로 이 두 가지가 나뉘는 것 같다. 무너지기 규칙을 보자.

if z_i > z_c, then z_i → z_i - z_c, z_j → z_j + 1

보통 위와 같다. j는 i의 이웃들이고 보통 z_c는 각 자리의 이웃수로 정해지므로 결정론적으로 즉 아무런 확률적인 개념 없이 무너지기가 일어난다. 원래 BTW 모형이 이런 식이었고 그래서 결정론적이다.

확률을 도입하면 무너지기 규칙은 모래알 각각이 이웃들 중 어디로 갈 지를 확률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바뀐다. 무너지는 자리의 이웃들이 모래알을 하나씩 받는 게 아니라 어떤 놈은 2개, 3개 받는 동안 다른 놈은 하나도 못받을 수도 있다.

3) abelian (A) vs. non-abelian (NA)
- 원래 아벨리안은 자리 i에 모래알을 먼저 떨어뜨리고나서 j에 떨어뜨린 결과나 j에 먼저 떨어뜨리고 나중에 i를 떨어뜨린 결과나 차이가 없다는 성질을 가리킨다. 이걸 연산자 a_i, a_j로 표현하면 아벨리안 성질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a_i, a_j] = a_i a_j - a_j a_i = 0

그런데 위에서처럼 확률이 도입되면 떨어뜨리는 순서에 의존하는 차이가 발생하고 NA가 되는 경우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에 대한 다(Dhar)의 주장은 확률론적이어도 아벨리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참고: D. Dhar, Physica 263, 4 (1999)]

다는 '결정론적인' 유사 난수생성기(pseudo-random number generator)를 이용하여 무너지는 모래알이 어디로 갈지를 결정하면, 겉보기에 확률이 도입되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결정론적이므로 아벨리안이다.라는 논의를 펼친다. 이런 식의 논의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논문 뒷부분에서야 그럴듯한 설명이 나온다. 양자역학의 파동함수가 시스템의 상태를 콕 집어서 알려주는 대신 상태의 확률분포에 대한 정보만을 주듯이 확률론적인 모래쌓기 모형의 연산자들도 그런 식이라고 한다.

결정론적인 모래쌓기 모형을 생각하자. 어떤 안정한 상태의 배열을 |C>라고 하고 i번째 자리에 모래알을 떨어뜨리고 난 후 더이상 불안정한 자리(unstable site)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C'>가 된다. 식으로 쓰면 a_i |C> = |C'>다. 그런데 확률을 도입하면 결과적으로 나오는 배열은 여러 가지 배열의 선형 결합으로 나타난다. 즉 a_i |C> = Σ c_n |C_n>과 같은 식이다. 이렇게 나타내면 여전히 연산자들 사이의 아벨리안 성질을 보존시킬 수 있다. 다도 여기서 이를 양자역학의 파동함수와 비교한다.

결론적으로, 확률론적인 아벨리안 모래쌓기 모형은 가능하다.

다음으로 NA(비아벨리안)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살펴보자. 지금까지는 한 번 무너질 때 움직이는 모래알의 개수가 일정한 경우를 다뤘다(위의 무너지기 규칙 참고). 그런데 무너지기를 할 때 모래알의 개수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경우는 어떨까?

if z_i > z_c, then z_i → 0, z_j → z_j + n

자리 i에 있던 모든 모래알이 이웃들로 전달되는 경우다. z_i가 z_c보다 1만큼 큰 경우도 있을 수 있고 4만큼 큰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한 번 무너지기가 일어날 때마다 움직이는 모래알의 개수도 매번 달라진다. 그럼 그 모래알들을 어떻게 이웃들에게 분배할 것인지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위에 일부러 n이라고 썼다.

아직 생각이 정리가 안된다. 그리고 글이 너무 길어졌다.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