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너드(nerd) 블로그였는데 점점 더 너디해진다. 그럴수록 찾아오는 사람은 점점 더 줄어들고 마침내 통계적 안개가 걷힐 때 남는 것은 무엇일까?

통계물리에서 위의 두 개념들, 즉 평균장 어림, 윗임계차원은 모두 중요하며, 이 둘을 이어주는 개념은 상관(correlation)이다.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인데? 라고 묻는다면 통계물리의 기본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다.

d차원 격자 위에 스핀들이 있고 이들은 가장 가까운 이웃들하고만 상호작용한다. 그런데 각 스핀이 시스템 전체의 다른 스핀들과 상호작용한다고 가정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 평균장 어림이다. i라는 위치의 스핀을 s_i라고 하자. 스핀의 평균을 m이라고 하면 m = <s_i>이다. 시스템의 에너지는 이웃한 스핀 쌍 i, j에 대해 두 스핀의 곱 s_i s_j의 합인데 스핀 i가 느끼는 이웃 스핀 s_j를 m으로 쓸 수 있다는 가정이 평균장 어림이며 이때 두 스핀의 곱은 s_i m이 된다.

두 스핀의 곱의 평균은 <s_i s_j> = <s_i m> = <s_i> m = <s_i> <s_j>이다. 즉 두 스핀의 상관은 없다고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평균장 어림은 스핀들 사이의 상관이 없다는 가정이다. 어떤 어림이나 가정이 다 그렇듯 그러한 어림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평균장 어림이 정당화되는 조건을 긴즈버그 기준(Ginzburg criterion)이라고 한다.

긴즈버그 기준이란 스핀 사이의 상관이 무시할만한 수준이냐 아니냐를 가른다. 스핀 사이의 상관은 A_ij = <s_i s_j> - <s_i> <s_j>으로 쓸 수 있다. 이 값이 m^2보다 매우 작다면 긴즈버그 기준이 만족되는 경우다. 왜 하필 스핀 사이의 상관을 m^2에 비교하는가? 스핀 사이의 상관을 분산으로 본다면 표준편차를 평균과 비교하듯이 분산을 평균의 제곱에 비교하는 것이며, 분산이 평균의 제곱보다 작아서 무시할만한 수준이냐가 관건이므로 그렇다.

i와 j가 거리 r만큼 떨어져 있다면 A_ij = A(r)로 쓸 수 있는데, 긴즈버그 기준을 다시 쓰면 다음과 같다.

∫dr A(r) / ∫dr m^2 ≪ 1

r에 대한 적분은 반지름이 ξ(=상관길이)인 d차원 구의 부피에 대한 적분이며, 좌변의 분자는 감수율이므로 |t|^(-γ)이다. t는 시스템의 온도와 임계온도의 차이다. 분모는 ξ^d |t|^(2β)인데 ξ는 |t|^(-ν)이므로 위 식을 다시 정리하면 |t|^(-γ + dν - 2β) ≪ 1이다. 임계온도 근처에서 t는 0으로 가는데, 이 조건이 만족되려면 t의 지수가 0보다 커야 한다. 즉 -γ + dν - 2β > 0이어야 하며, d > (γ + 2β) / ν 이다. 우변을 d_u라고 하자.

d_u = (γ + 2β) / ν

평균장 어림을 이용하여 얻은 지수들을 위 식에 넣으면 d_u는 4가 된다. 즉 4차원 이상의 공간에서는 긴즈버그 기준을 만족하므로 평균장 어림이 정당화되지만 4보다 작은 차원에서는 평균장 어림의 결과가 실제 실험 및 시뮬레이션 결과와 맞지 않는다. 4보다 작은 차원의 시스템에서는 스핀 사이의 상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균장 어림이 정당화되는 기준에 관한 공간 차원 d_u를 윗임계차원(upper critical dimension)이라 부르는데 임계현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 참고
M. Plischke, B. Bergersen, Equilibrium Statistical Physics, 3rd Eds. (World Scientific, 2006)
N. Goldenfeld, Lectures on Phase Transitions and the Renormalization Group (Perseus,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