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어 1A를 무사히 마치고 1B를 듣기 시작한 후에 한번도 핀란드어 공부 시리즈를 쓰지 않았네요. 진도는 팍팍 나가고 있습니다. 역시나 멋대로 정리.

1) 동사변형 다섯번째(Verbityypit 5)

동사변형은 5가지가 있는데 그중 마지막입니다. tarvita는 필요하다(need)는 뜻의 동사원형입니다. 모음 i에 ta/tä로 끝나는 형태인 경우, i는 놔두고 ta/tä를 떼고 tse를 붙이면 어근 tarvitse가 됩니다. 인칭에 따라 붙는 어미는 이전 형태와 똑같습니다.
minä tarvitsen / sinä tarvitset / hän tarvitsee / me tarvitsemme / te tarvitsette / he tarvitsevat

핀어 동사변형에는 단 4개의 예외만 있다고 했죠. 하나는 영어의 be동사에 해당하는 olla이고 나머지 2개를 소개합니다.(하나는 이미 한 듯;;)
tehdä (=do, make): minä teen / sinä teet / hän tekee / me teemme / te teette / he tekevät
nähdä (=see): minä näen / sinä näet / hän näkee / me näemme / te näette / he näkevät
둘 다 dä로 끝나므로 2형식이지만 h를 e로 바꾼 후에 1형식처럼 인칭 어미가 붙습니다. 단 3인칭의 경우 k가 중간에 들어갑니다. 부정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en/et/ei/emme/ette/eivät + tee/näe

2) 조동사

영어를 배울 때는 '조동사'로 배웠는데 여기서는 그냥 "verbi+verbi-lause"라고 하네요. 영어처럼 조동사+동사원형이며, 조동사만 인칭에 따라 달라집니다.
Haluta (=want to) 예: Haluan puhua suomea. = I want to speak Finnish.
Osata (=know how) 예: Osaatko puhua suomea? = Can you speak Finnish?
Voida (=can) 예: Voitko auttaa vähän? = Can you help a little?
Osata와 Voida는 비슷한 뜻이지만, Osata는 "배워서 하는 법을 알다"이고 Voida는 그외의 경우에 쓰입니다. 수영할 줄 안다.에는 Osata를 사정이 생겨서 지금 올 수 없다.에는 Voida를 쓰는 식이죠.

3) 구어체

핀어는 문어체와 구어체가 다릅니다. 글로 쓸 때 원형대로 쓰지만, 말로 할 때는 줄여서 말하는 경향이 있죠. 저는 아직 핀어 대화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지만 구어체를 모르면 대화하기가 매우 힘들 것 같습니다.
minä = mä / sinä = sä / hän = se / me = me / te = te / he = ne
각 등호의 왼쪽은 문어체, 오른쪽은 구어체입니다. 이외에도 동사도 줄이고 인칭대명사의 다른 형태들도 줄여서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구어체는 드문드문 조금씩 배워서 어느 정도까지 줄여쓰는지는 모르겠네요.

4) 명령문(Imperatiivi)

주어 없이 동사의 어근을 그대로 쓰면 명령문이 됩니다.
Puhu suomea! = Speak Finnish!
Tule pian! = Come soon!
Tee ruokaa! = Make food!
Älä tule tänne! = Don't come here!
Älä tee pizzaa! = Don't make pizza!
보시다시피 Älä는 Don't을 뜻합니다. 공손하게 명령할 때는;;; ole hyvä!를 뒤에 붙여주기도 합니다. 영어의 please 같은 거죠.

5) 장소격(Paikansijat; local cases 즉 장소를 나타내는 후치사)

어디로 갈 때(to/into/onto), 어디에 있을 때(at/in/on), 어디로부터 올 때(from) 세 경우 각각에 대해 닫힌 공간과 열린 공간을 구분하여 2가지씩 있어서 모두 6가지입니다. "집으로 간다"고 하면 집 '안'으로 들어가는 거죠. 또 "집에서 나온다"고 하면 집 '안'에 있다가 나오는 겁니다. 하지만 "의자에 놓는다"고 하면 의자 '위'에 놓는 거고, "의자에서 가져온다"고 하면 의자 '위'에 있던 걸 가져오는 겁니다. 즉 정말 닫힌 공간 안으로 들어가느냐, 아니면 그 바로 '옆/위'로 가느냐의 차이입니다. 예를 봅시다. 집은 talo, 의자는 tuoli입니다.

Menen taloon. (I go into house.) Olen talossa. (I am in house.) Tulen talosta. (I come from house.)
Menen tuolille. (I go onto chair.) Olen tuolilla. (I am on chair.) Tulen tuolilta. (I come from chair.)

진하게 표시한 부분이 장소격입니다. 영어로 직역하면 좀 이상해질 때가 있는데, 영어에서 엄격히 구분하지 않는데 핀어에서는 구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사실 저기 onto라고 쓰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고, into나 to와 구분하려고 저렇게 썼습니다.

당연히 낱말에 따라 모음조화를 지켜야 합니다. ssa/ssä, sta/stä, lla/llä, lta/ltä 중 적절한 장소격을 써야 합니다. lle의 e는 중립이므로 그냥 lle밖에 없고요. 그리고 into에 해당하는 on은 낱말에 따라 세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i)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낱말 맨 뒤의 모음을 하나 더 덧붙인 후 n을 붙여줍니다. talo는 o를 하나 더 붙인 후 n을 붙여서 taloon = into house가 됩니다. '가게 안으로'는 kauppa가 가게이므로 kauppaan이 됩니다. 단 e로 끝나는 낱말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ii) 철자가 3개 이하인 낱말 중 모음 2개로 끝나는 낱말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하되 중간에 h를 끼워넣습니다. suu는 입인데, '입 안으로'는 suuun이 아니라 suuhun입니다. työ는 일(work)인데, '일 안으로'는 työhön입니다. 또한 약자에도 이런 규칙을 적용합니다. "TKK 안으로"는 TKK:hon입니다. 일반적으로 약자에 접미사를 붙일 때는 콜론(:)을 중간에 끼워줍니다.

iii) 철자가 4개 이상인데 모음 2개로 끝나는 낱말은 on이나 hon 대신 seen을 붙입니다. 런던은 Lontoo라고 하는데 '런던 안으로'는 Lontooseen입니다. 방은 huone인데 이처럼 e로 끝나는 낱말은 e를 하나 더 붙이고 e가 두개가 되었으니 seen을 붙여줍니다. 즉 '방 안으로'는 huoneeseen입니다.

이 규칙에는 주의해야 할 낱말들이 있습니다. 기차역은 asema입니다. '기차역 안으로'면 asemaan일 것 같지만, 관습적으로 '기차역 위/옆에'로 쓴다고 합니다. 즉 asemalle/-lla/-lta입니다. 또 이상한 건;; vapaaseen 같은 표현입니다. vapaa는 영어로 free입니다. 이건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죠. 그런데 vapaaseen/-ssa/-sta를 직역하면 into/in/from free입니다. 원래 뜻은 into/in/from free something/place랍니다. 그런데 something에 따라 in이냐 on이냐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건 같은 랩의 핀란드인 학생에게 물어보니 경우에 따라 맞는 걸 쓰면 된다고 하네요. 더 배우다보면 익숙해질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헷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