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번 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인들이 하루 빨리 어려움을 극복해내기를 바란다.

이 글은 일본 원전 사고에 관한 기사 중 '거듭제곱 분포'와 관련지어 생각할 거리가 있어서 쓴다. 별 내용 없고 별 다른 의도도 없다. 세계일보 기사에서 인용한 요미우리신문은 "후쿠시마 원전은 내진설계 기준이 규모 7.9에 견딜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일본 동쪽 바다에서 일어난 지진 규모는 9에 달하며 쓰나미 등이 원인이 되어 발전소 지붕 및 벽이 폭발했다. 

일단 지진이 일어난 곳은 발전소가 있던 곳과는 거리가 있으나,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영향을 미쳤고 이런 식으로 복합적인 위험요소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상황마다 다를 것이다. 

이걸 염두에 두더라도 내진설계 기준이 7.9라는 사실은 그만큼 안전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번처럼 그보다 커다란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다. 지진 규모가 거듭제곱 분포를 따른다고 알려져 있는데 바라바시의 <버스트>에서도 지적되었듯 거듭제곱 분포는 '커다란 사건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커다란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해야 하고 그만큼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무한정한 비용을 쏟아부을 수 없는 만큼 적절한 기준이 필요하고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그 기준은 7.9였을 것이다. (나는 자세한 사정은 모르며 추측에 불과함을 밝혀둔다;;;)

이번 지진은 1900년 이후 5번째로 큰 규모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여러 커다란 지진을 겪어온 일본이라고 해도 이런 상황까지 예측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어쩌면 누구의 잘못도 아닐 수도 있고 일본이 나름 합리적인 기준으로 대처했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그 '합리적인 기준'이 어떻게 개선되어야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