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첫 두 발표는 장소를 옮겨서 했습니다. 첫째날처럼 컴터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발표내용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하고 트윗도 하고 이멜도 확인하고 블로그도 들락거렸네요;;; 

아침 첫 발표는 말로만 듣던 콜로라도대학의 클로짓 교수(언제 교수 되셨나?)가 했습니다. 무리 찾기가 왜 어려운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내용을 자세하게 따라가지 못했지만 중간에 보여준 그림 하나로 명쾌해졌습니다. 일단 무리 찾기는 NP-어려운 문제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꽤 빠르게 잘 찾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일단 무리 찾기가 잘 되었는지를 정량화하는 모듈성(modularity)이 최대인 곳을 찾는 건 힘들지만, 모듈성이 '거의' 최대인 영역이 해답공간에서는 꽤나 넓기때문이라는 얘깁니다. 그리고 발표 처음 부분에서 욘 클라인버그가 쓴 '군집의 불가능성 정리'라는 논문을 소개했는데 시간 날 때 읽어보고 싶더군요. 논문 제목이 간지난다는...;;;

다음으로 로스발 박사의 마구 걷기+정보이론(압축)+무리 찾기에 관한 발표를 들었습니다. 연결망 위를 마구 걷기가 돌아다니면서 일정한 규칙이 발견되면 하나의 무리로 묶고 이는 곧 압축에 해당한다는 줄거리였던 듯 합니다. 덴마크기술대의 레만 박사의 발표는 예전에 안용렬 박사와 함께 했던 연구를 발표한 것 같아서 대충 들었는데 맞나?;;; 패쓰. 다음으로 웨스트 박사는 학문연구의 연결망지도를 그려서 보여준 듯 합니다. 아이겐팩터라는 싸이트였던 듯. 왜 자세한 내용이 기억안나지;;;

점심 먹고 바스꼼떼 교수의 식물-동물 상호주의 연결망 연구에 관한 발표를 들었습니다. 뭔가 그 분야의 대가인 듯한 포스가 느껴지는 분이었는데요, 역시 중요한 내용이 뭐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식물-동물 연결망의 포개진 정도(nestedness: 알맞은 번역인가?;;)가 생태계의 다양성과 비례한다는 걸 수식을 잘 만들어서 풀어서 보였다는 내용인 듯 합니다.

다음으로 스톡홀름대학의 보딘 박사의 발표. 한때 여성아이돌의 대명사(?)였던 SES가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하는데 실은 사회+경제계(socio-ecological system)의 약자라는;;; 사회계도 연결망으로 연구하고 생태계도 연결망으로 연구하니까 사회+생태계도 연결망으로 보자는 내용입니다. 가장 간단하게는 두 행위자와 두 자원으로 이루어진 노드 4개짜리 동인(motif: 연결망을 구성하는 기본단위에 붙여진 이름)의 경우를 구분하고 실제로 얼마나 발견되는지 등을 보여주는데 주요한 결론이 무엇인지는 역시 다른 귀로 흘려버렸군요;;; 

그 다음은 물리학자이면서 동물학연구소에서 일하는 펑크 박사의 발표였는데 역시 기억에 없네요. 다음으로 경희대 박주용 박사께서 핸드폰 이용 지리정보를 고유벡터/고유값 분석을 통해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발표하셨습니다.

커피 마시며 잠시 쉬고나서 다시 힘을 냈습니다. 역시 말로만 듣던 아다믹 교수의 발표. 이분은 금융시장에서 주문책(order book)에서 옵션(?)의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연결망이 어떻게 변하는지 주요한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발표하셨습니다. 이 발표는 재미있게 들은 것 같은데 결론이 뭐였드라...

다음으로 제 보스인 알토대학의 카스키 교수는 우리랩 대학원생 이니게즈와 함께 연구한 공진화 연결망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제가 작년 여름 서울에서 모 저널클럽에서 준비해서 발표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 모형을 자세히 소개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우리그룹에서 해온 연구들을 죽 소개하면서 인간 사회의 연결망과 동역학을 이해하는데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소개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루이스 캐롤을 인용한 발표도 기억나네요.

둘째날 마지막은 이쪽 업계의 스타, 바라바시 교수의 발표였습니다. 연결망에서의 제어.라는 주제였는데요, 역시 뭔가 새로운 장을 여는 일을 잘 합니다. 좀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존에 잘 알려진 문제를 복잡연결망에서 잘 정리해서 푸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일단 '제어'는 어떤 초기조건에서 출발하더라도 적절한 입력을 통해 시스템을 가능한 모든 상태로 보낼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일단 노드 사이의 영향을 방향성이 있는 선형 상호작용으로 가정하면, 연결망 구조가 주어져 있을 때 화살표(즉 링크)를 머리나 꼬리가 겹치지 않게 최대한 잘 골라내는 문제로 환원됩니다. 화살표는 꼬리가 머리를 제어할 수 있다는 말이므로 모든 노드에 입력을 가하는대신 화살표의 꼬리에만 입력을 가하면 됩니다.

여튼 실제 다양한 연결망에서 이 문제를 풀어봤더니 생물 조절연결망은 거의 모든 노드에 입력을 해줘야 하는데, 인간 사회연결망에서는 그 비율이 불과 몇 %로 확 떨어지더라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즉 인간 사회는 몇명만 잘 구슬리면 전체를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섬짓하지만 사실인 듯.

또 잠시 쉬고, 마지막 날은 다음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