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 행위자의 위험(risk)에 대한 태도를 논의하는 논문을 조금 봤습니다. 1964년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에 실린 프랏(John Pratt)의 논문은 그 중에서도 위험 회피에 관해 논의합니다. 위험은 불확실성과 같은 개념으로 보입니다. 위키피디아에 나오는 예를 좀 다르게 써보겠습니다.

(1)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하는데 앞면이 나오면 천원을 받고, 뒷면이 나오면 0원을 받는다. (앞면 나올 확률과 뒷면 나올 확률은 같음.)

(2) 동전 던지지 말고 걍 500원을 받는다.

여러분은 어느쪽을 선택하겠습니까. 둘 다 기대값은 500원이지만 확실하냐 불확실하냐의 차이가 있죠. (2)번을 택했다면 위험, 즉 불확실성을 피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더 많은 효용을 줍니다. 여기서 받는 돈을 y라고 하면 받는 돈이 불확실할 경우 y의 분포 P(y)를 쓸 수 있고요, y의 평균 또는 기대값은 대문자 E를 붙여 Ey라고 합시다. 어떤 액수 y에 대해 행위자가 느끼는 효용을 u(y)라고 하면, 위험 회피는 다음처럼 나타냅니다.

u(Ey) > Eu(y)

좌변은 확실한 경우(2)에 대한 효용이고 우변은 불확실한 경우(1)에 대한 효용입니다. 이런 위험 회피 행위자가 (1)번을 택하도록 하려면 웃돈을 얹어줘야 합니다. 이를 위험 웃돈(risk premium; 한국어 용어에 대해 고율님의 도움을 받았음)이라 부르고 π로 쓰며 다음 식으로 정의됩니다.

u(Ey) = Eu(y+π)

즉 불확실한 경우에 웃돈을 얹어서 위험 회피 행위자가 보기에 두 경우가 동등하게 보이도록 합니다. 이제 Ey = x라고 하고요, y - x를 z로 쓰겠습니다. 즉 z는 기대값이 0인 확률변수이며, 덧붙여 z의 분산이 작다고 가정합니다. 또한 위 식에서 위험 웃돈을 양변의 인수에서 빼줍니다.

u(x-π) = Eu(x+z)

z의 분산, 즉 위험 또는 불확실성이 작다고 했으므로 π도 작아질 겁니다. 위 식의 양변을 전개합니다.

$$u(x-\pi)=u(x)-\pi u'(x)+O(\pi^2)$$

$$Eu(x+z)=E[u(x)+zu'(x)+\tfrac{1}{2}z^2u''(x)+O(z^3)]$$ $$=u(x)+\tfrac{1}{2}\sigma^2 u''(x)+o(\sigma^2)$$

이로부터 위험 웃돈이 효용함수 u와 z의 분산으로 표현됩니다.

$$\pi=\tfrac{1}{2}\sigma^2 r(x)+o(\sigma^2),\ r(x)=-\frac{u''(x)}{u'(x)}$$

위험 회피의 정의에 따라 u는 위로 볼록한 함수여야 하며, 일반적으로 증가함수여야 합니다. 즉 r(x)는 양수입니다. 저자는 r(x)가 위험 회피의 정도를 나타내는 양으로 적절하다고 주장합니다. u가 x에서 위로 볼록한 정도는 -u''(x)만으로도 나타낼 수 있지만, u에 상수가 곱해진다면 위로 볼록한 정도도 그 상수만큼 커지게 되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상수를 곱하는 게 함수 형태를 바꾸지는 않기 때문에 위로 볼록한 정도도 변하지 않는 게 좋으니까요.

r(x)가 x의 함수라는 점에서 r(x)는 '한곳 위험 회피도(measure of local risk aversion)'라 부를 수 있습니다. r(x)가 x에 따라 커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상수인 경우만 보겠습니다. 여러 상수 중에서도 걍 1이라 합시다. r(x)=1로 놓고 위 식을 풀면 효용함수가 얻어집니다.

$$u(x)=-e^a e^{-x}+b$$

a와 b는 적분상수입니다. 기본적인 소개는 한 것 같아서 마치겠습니다. 논문에서는 더 일반적인 경우들을 다루며 관련된 여러 정리를 소개하지만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