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2장을 공부하고나서 벌써 한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여튼 오늘은 3장 선택(choice)을 정리한다. 용어나 개념을 정의하고 소개하는 부분은 경우에 따라 걍 번역을 해버렸다.

가능한 대안들의 전체집합(grand set) X를 생각하자. 선택문제(choice problem)란 X의 비어있지 않은 부분집합 A을 가리킨다. 선택이란 A의 원소 중 하나를 고르는 거다. X의 부분집합이 모두 의미있지는 않으므로 그중 일부인 D만 보겠다. (X,D)를 맥락(context)이라고 부른다. 선택함수란 A에 A의 한 원소를 대응시키는 것을 뜻하며 그 원소를 C(A)로 나타낸다. 

경제학에서는 선택이 합리적으로 숙고한 결과라고 가정한다. 의사결정자가 선호관계(preference relation)를 염두에 둔 상태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보는 거다. 하지만 "선호관계를 최대화하는 의사결정자"라는 가정은 비판을 받곤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그 가정이 정말 필요하지는 않다"는 대응을 한다고 한다. 의사결정자의 행동이 실제로 어떻든간에 마치 어떠한 선호관계를 최대화하는 것처럼 기술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말이다. 이를 합리화(rationalizing)라고 한다. 의사결정자의 선택함수 C는 모든 A에 대해서 \(C(A)=C_{\succsim}(A)\)인 선호관계 \(\succsim\)가 있으면 합리화된다. 쉽게 말해서, 속으로야 어떤 생각을 하든 천원보다 오천원을, 오천원보다 만원을 더 좋아하는 사람의 선호는 그 돈의 액수에 따라 커진다고 가정해도 문제 없다는 말이다. 어떤 선택함수가 합리화되는 조건을 소개한다.

조건 α

D의 원소인 두 문제 A, B가 있을 때, A가 B의 부분집합이고 C(B)가 A의 원소이면, C(A)=C(B)이다.

즉 의사결정자가 어떤 집합 B에서 선택한 대안이 그 부분집합인 A에 포함된다면 선택의 폭이 좁아진 A에서도 그 대안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명제

C가 X의 부분집합 중 최소한 크기가 2나 3인 모든 부분집합을 정의역으로 하는 선택함수라고 하자. C가 조건 α를 만족시키면 \(C=C_{\succsim}\)인 선호 \(\succsim\)가 있다.

증명은 생략한다. 다음으로 네덜란드책논의(Dutch book argument)를 소개한다. 선호관계를 최대화하지 않는 선택함수를 따르는 경제행위자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논의라고 한다. 원숭이가 a,b,c 세 나무 중 하나에서 잠을 자려고 하는데, 한번에 두 나무밖에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을 생각하자. a,b를 비교하면 b가 더 좋고, b,c를 비교하면 c가 더 좋고, c,a를 비교하면 a가 더 좋다. 그래서 a에서 자려고 했다가도 b가 눈에 띄면 거기로 옮기고 다시 c가 눈에 띄면 거기로 옮기고... 이렇게 무한히 세 나무를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논의가 합리성을 완전히 뒷받침하지는 않는다.

다음으로 내부균형(internal equilibrium)으로서 선택함수를 다룬다. 지금까지 '선택'은 어떤 집합에서 단 한 개의 원소를 고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적의 대안이 두 개 이상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최적 대안들의 집합으로 '선택대응(choice correspondence)'을 새로 정의한다. 선택대응 C(A)는 A의 비어있지 않은 부분집합이다. (지금까지 C(A)는 선택된 대안이었는데 지금부터는 대안들의 집합으로 쓴다. 선택된 대안은 앞으로 소문자인 c로 쓸 것이다.) 일단 C(A)의 원소 하나를 선택하기로 했다면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에서 내부균형이라고 부른단다. 이제 조건 α를 다음처럼 정의되는 조건 WA로 확장한다.

드러난 선호의 약한 공리(The Weak Axiom of Revealed Preference; WA)

두 집합 A와 B의 교집합에 속한 원소 x,y에 대해 x가 C(A)의 원소이고 y가 C(B)의 원소이면 x는 C(B)의 원소이기도 하다.

WA에서 B가 A의 부분집합인 경우는 조건 α에 해당한다. 덧붙여 WA는 조건 β를 의미한다: A는 B의 부분집합이고 A에 속한 두 원소 a,b에 대해 a가 C(A)의 원소이고 b가 C(B)의 원소이면 a는 C(B)의 원소이다. 강의노트에는 이 문장에 a∈c(A)로 써있는데 분명 소문자 c는 집합이 아니므로 틀렸다. C(A)면 WA의 특수한 경우이므로 문제 없다. 그래서 나는 C(A)로 썼다.

명제

C가 최소한 크기가 2나 3인 모든 부분집합을 포함하는 정의역에서 정의된 선택대응이며 WA를 만족한다고 하자. 그러면 \(C=C_{\succsim}\)인 선호 \(\succsim\)가 있다.

즉 앞의 명제에서 조건 α를 WA로 확장한 명제다. 역시 증명은 생략한다. 다음으로 허버트 사이먼이 얘기했다는 만족화(satisficing)를 간단히 소개하고 트버스키와 카네만의 연구결과들을 선택의 관점에서 몇 가지 소개한다. 수학 없이 술술 읽힌다.

마지막으로 선택절차(choice procedure)를 모형화하기에서는 추가정보가 있을 때의 선택을 다룬다. 이를테면 주어진 대안(default alternative) a가 있을 때 문제 A에서 선택된 대안은 c(A,a)로 나타낸다. 이제 주어진 편향절차(default bias procedure; DBP)를 정의하는데 효용함수 u와 편향함수 b로 특징지어지는 확장된 선택함수를 말한다. DBPu,b(A,a)는 A에서 a를 제외한 모든 원소 x에 대해 u(a)+b(a)>u(x)이면 a를 선택하고, a가 아닌 x에 대해 u(x)>u(a)+b(a)이고 A에서 a,x를 제외한 모든 원소 y에 대해 u(x)>u(y)이면 x를 선택한다. 간단히 말해서, 각 원소의 효용 u를 알 때, 원래 선택문제에서는 u값이 가장 큰 원소를 선택하는 것이었다면, 여기서는 u(x)들과 u(a)+b(a) 중 가장 큰 값을 갖는 원소를 선택한다.

약한 공리(The Weak Axiom; WA)

A와 B의 교집합의 원소인 서로 다른 a,b가 있고 이들과 다른 x,y가 있을 때, c(A,a)=a이고 c(B,a)=b이거나 c(A,x)=a이고 c(B,y)=b인 집합 A,B가 없다면 확장된 선택함수 c는 WA를 만족한다.

첫번째 조건은 a가 주어진 대안일 때 a가 b보다 선호된다면 a가 주어진 대안일 때 b가 a보다 선호되는 다른 선택문제는 있을 수 없음을 뜻한다. 두번째 조건은 a,b 모두 주어진 대안이 아닐 때 a가 b보다 선호된다면, 역시 a,b 모두 주어진 대안이 아닐 때 b가 a보다 선호되는 선택문제는 있을 수 없음을 뜻한다.

주어진 경향(Default Tendency; DT)

c(A,x)=a이면 c(A,a)=a이다.

자명하다.

명제

확장된 선택함수가 WA와 DT를 만족하면, 그것은 주어진 편향절차(DBP)이며, 그 역도 성립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