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연결망학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늘 내일은 위성학회만 열리는데 장소는 덴마크공대(DTU)다. 그리고 수요일에 본학회가 시작하여 금요일에 끝난다. 위성학회는 오늘만 10개가 열렸는데 연결망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졌다. 나는 동적연결망(Temporal and Dynamic Networks: From Data to Models) 위성학회에만 참석했다. 이건 이틀짜리라서 내일도 한다.


죽 듣다보니 우리는 동적연결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 전부터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인만큼 이제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뭔가 근본적인 이해를 추구하기보다는 적절한 양을 정의하여 데이터 분석에 치중한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그것도 중요한 일이고 좀더 근본적인 이해를 위한 시도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관련 리뷰논문과 논문모음집이 나올 정도이긴 해도 역시 뭔가 그래서 이게 이런 거다라고 콕 찝어서 말해주는 발표자는 못본 것 같다. 아니면 이전에는 내가 큰 관심이 없어서 지나쳤는지도;; 물론 내가 논문도 더 열심히 읽고 생각도 하다보면 이미 그런 얘기가 다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내가 열심히 안한 탓임.


그래서 동적연결망을 머리 속에 다시 떠올려보았다. 정적연결망과 달리 링크가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데, 이를테면 핸폰통화를 생각하자. 내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한 몇 분 통화하다가 끊었다고 하자. 그럼 나와 친구 사이에 링크가 잠깐 생겼다 사라진다. 이런 사건(event)들이 모여 동적연결망을 구성한다. 여기에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겨우 존재하는 링크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링크란 순간적이고 그렇기에 우리는 대부분 연결되지 않은 상태, 즉 고독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꼭 전화통화가 아니어도 링크는 계속 생겼다 사라지며, 심지어 통화중에도 자신만의 딴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전체 가능한 시간 중에 실제로 링크가 나타나는 시간의 합이 매우 작다는 걸 생각해보면 정적연결망이 얼마나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과대평가하고 있는지...


이 간단한 예가 이미 정적연결망과 동적연결망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준다는 느낌이 든다.


내일 동적연결망 위성학회 둘째날을 마저 다 들을까 하는데 다른 재미있는 학회도 있어서 고민을 좀 하게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