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 동적연결망 위성학회에서 나오키 마스다 교수의 발표를 듣고 재미있어서 계속 생각이 난다. 정적연결망보다 동적연결망에서 동역학의 속도가 느린데 왜 느린지를 수학적으로 증명한 내용이었다.


우선 0부터 T까지의 시간을 t씩 잘라서 각 기간 동안은 연결망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한 기간의 구조와 그 다음 기간의 구조는 상관이 전혀 없다고 가정한다. 그럼 어떤 동역학 과정을 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연결망" 즉 동적연결망 위에서 돌릴 수 있다. 


다른 한편, 이 연결망 구조들을 시간과 무관하게 함쳐서 평균낸 합친 연결망(aggregate network)을 생각할 수 있다. 이 합친 연결망 위에 위와 같은 동역학 과정을 돌리고, 이 속도와 동적연결망에서의 속도를 비교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결론은 위에서 말한대로 동적연결망에서 속도가 더 느리다.


왜 그럴까. 사실 다른 조건이 다 같을 때 동적연결망에서 확산 속도가 느리다는 건 이미 알려져 있다. (빨라진다는 결과도 있어서 아직 합의에 도달한 건 아니라고 한다.) 합친 연결망의 링크는 동적연결망에서 생겼다 사라지기도 하는 링크의 결과다. 정보가 확산하려면 링크가 있어야 하는데 합친 연결망에서는 그 링크가 '항상' 있는 반면, 동적연결망에서는 그 링크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동역학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 이 '기다림 시간'은 내 블로그에서도 자주 말한 사건 사이 시간이기도 하고 특히 인간행동의 경우 이 사건 사이 시간 분포가 두꺼운 꼬리를 보여서 '폭발성(bursts)'으로 연결된다.


이런 연구에 쓰인 동역학 과정은 주로 전염병 모형인 SI 모형이나 투표자 모형이었다. 노드의 상태가 건강(S) 또는 감염(I)로 나타내지거나, 의견이 +1 또는 -1인 경우다. 즉 링크가 있기만 하면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에 위 문단에서 말한 설명이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노드의 상태가 연속적인 값으로 표현되고 정보 확산의 영향으로 인해 그 값이 조금씩 변하는 경우에는 좀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동적연결망으로부터 합친 연결망을 만들 때 '평균'을 냈다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이를 더 명시적으로 말하기 위해 '총 상호작용 세기'라는 표현이 좋을 것 같다. 동적연결망과 합친 연결망을 공정히 비교하기 위해 총 상호작용 세기를 똑같이 놓고 보자는 것이다. 다만 이때 차이는 이 총 상호작용이 각 링크에 분배되는 방식이다.


말이 좀 길어졌는데, 발표자가 이용한 동역학 과정은 노드의 상태가 연속적인 경우였고 그래서 '공정한 비교'에 더 적절하다. 하지만 여전히 동적연결망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기다림' 때문에 동역학이 느려진다. 발표자는 폭발성 없이도 동적연결망에서 동역학이 느리다는 걸 보였다고 했는데, 실은 이런 기다림 시간이 이미 모형에 내재되어 있어서 폭발성까진 아니더라도 사건 사이 시간의 분산이 0보다 크기 때문에 생기는 효과임이 분명하다. 사건 사이 시간의 분산이 중요한 건 기다림 시간 역설(waiting time paradox) 때문이다.


뭔가 좀더 다른 측면으로 제기할 수 있는 문제가 있었는데 지금 기억이 안남;;; 이 얘기는 여기까지. 여튼 재미있는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