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주말인데도 일을 좀 했다. 그런데 수식을 풀다가 막혀서 고민을 해봐도 답이 안나오는 상황에 부딪혔다. 기분도 풀 겸 내가 복잡계를 공부하는 이유를 써보려고 한다. 사실 농담처럼 말하는 답이 있긴 한데, "복잡한 걸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게 내 답이다.


왠지 모르겠지만 단순명쾌한 걸 좋아하는 편이다. 성격이 급한 편인데 이런 성격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 단순한 걸 좋아한다고 그것만 할 수는 없는데, 세상은 원래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이해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며 그게 바로 복잡계 연구다.


세상 그 자체로 복잡하며 그 일부인 좀더 제한되고 구체적인 현상들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그 복잡한 현상 중에서도 그나마 가장 단순한 주제가 통계물리에서 다루는 주제들이라 할 수 있겠다. 접촉 과정(contact process)의 경우, "한 자리에 있는 입자는 이웃한 빈 자리에 자신을 복제하거나 그냥 사라진다."는 한 문장으로 기술된다. 엄청나게 단순한 모형이지만 여기서 나타나는 상전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건 여전히 어렵다.


이렇게 단순한 접촉 과정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데 하물며 이 세상 그 자체라니.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동시에 이런 연구분야에 조금이라도 기여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하나를 알기 위해 평생을 바쳐 연구해도 모자라는데 우리는 너무 빨리빨리 성과를 내려 하는 건 아닌가. 물론 나도 할 말은 없다.


별로 도움이 되는 글은 아닌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