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두 글에 소개한 건 숫자놀음일 뿐이어서 그게 뭘 뜻하는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여 관련 내용을 보충하려고 한다.


도시의 면적은 A, 인구는 N이라고 할 때 총산출량은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비례한다는 게 중요하다. 또한 이 논문에서 깔고 있는 주요한 가정 중 하나는 도시의 인구는 잘 섞여 있다는 것이다. 즉 누구나 쉽게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므로 상호작용의 수는 대충 인구의 제곱으로 볼 수 있다. (더 정확히 N(N-1)/2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잘 섞여 있다(mixing)고 해도 각 개인이 한번에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 영역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구'밀도'가 중요해진다. 다시 말해서 인구가 같을 때 면적이 클수록 상호작용의 세기 또는 상호작용으로 인한 산출량은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대충 도시의 총산출량 Y는 N^2/A로 주어진다. 일인당 산출량은 인구밀도, 즉 N/A에 비례한다.


이제 비용 측면을 보자. 역시 인구가 잘 섞여 있다고 해도 사람들을 만나려면 도시 여기저기를 돌아다녀야 한다. 어느 정도 거리를 돌아다녀야 누구나 쉽게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이를테면 도시의 중심지(이를테면 서울의 종로나 강남)까지만 가면 된다. 즉 도시를 가로지르는 거리라고 할 수 있고 이는 대략 도시 면적의 제곱근, 즉 A^(1/2)에 비례한다. 물론 이건 매우 단순한 가정이고 그래서 저자도 좀더 일반적인 상황을 고려하기 위해 공간 차원을 D로 놓고 움직이는 거리는 지름의 H 제곱으로 놓았다. 그럼 이동 비용은 A^(H/D)에 비례한다.


물론 인구가 잘 섞여 있지 않을수록 H는 더 큰 값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도시 구석구석을 다 찾아다녀야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H=D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순간이동장치가 생기면 이동비용은 면적과 무관하게 일정해져서 H=0이 될 것이다.


어떤 경우든 총산출량은 총비용과 균형을 이룬다고 가정한다. 즉 N/A ~ A^(H/D)가 된다. 이걸 풀면 A ~ N^α 꼴이 되고 여기서 α=D/(D+H)이며 이는 1보다 작다. H=0일 때 α=1이 되는데 이동비용이 상수이므로 도시는 인구수에 비례해서 커져도 된다는 말이다. 반대로 H=D일 때 α=1/2인데 이동비용이 매우 커서 도시 크기는 인구수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어느 쪽이든 도시 면적은 인구수에 따라 커지지만 선형보다 느리게 커진다.


이 결과를 Y에 넣으면 Y ~ N^β, β=2-α이다. α가 1/2과 1 사이이므로 β는 1보다 크고 3/2보다 작다. β의 최소값이 1이라는 말은, 이동비용이 너무 낮으면 도시 면적이 커져서 인구밀도가 낮아져 산출량은 줄어들지만 적어도 인구수에 비례하는 정도로는 나온다는 거다. 반대로 β가 1보다 커지는 경우는 이동비용이 커지면서 도시 면적이 어느 정도로 유지되고 인구밀도도 비교적 높아져서 상호작용을 증가시켜 산출량도 그에 맞게 나온다는 말이다.


이게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고 다른 눈금잡기 관계식은 이 결과를 확장하거나 함으로써 얻어진다. 그러니까 이 글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