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Childhood's end)>을 그리폰 북스 번역판으로 읽었다. 역시나 듣던대로 거장 SF 작가의 솜씨라는 생각이 든다. 그중에서 218쪽에 나온 두 문단이 눈에 띄어서 옮겨본다. 마침 예전에 헌책으로 사놓고 읽지는 않은 원서가 있길래 그 부분(146-147쪽)을 내가 직접 번역해봤다.


"사회는 개인들로서의 행동이 예측할 수 없는 인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기본단위를 충분히 모으면 어떤 법칙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는 오래전 생명보험 회사들이 발견한 것과 비슷하다. 누구도 어떤 개인이 주어진 시간에 죽을지 말할 수 없지만 총 사망자수는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될 수 있다.


다른 더 묘한 법칙들도 있는데, 비너와 라샤베스키 같은 수학자들이 20세기초에 얼핏 보았던 것들이다. 그들은 경기침체, 무기경쟁의 결과, 사회그룹의 안정성, 정치적 선거 등과 같은 사건들이 정확한 수학적 테크닉으로 분석될 수 있다고 논했다. 큰 어려움이 있다면 그건 엄청난 수의 변수들이며, 많은 변수들은 수치적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곡선들을 그린 후 "이 선이 언제 도달되며 그것은 전쟁을 뜻한다"고 명확하게 말할 수 없다. 또한 중요한 인물의 암살이나 새로운 과학적 발견의 효과 같은 완전히 예측불가능한 사건들이 결코 완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더구나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사회그룹에 근본적인 효과를 갖는 지진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는 말할 것도 없다."


보면 알겠지만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과 통하는 문제의식이어서 이렇게 메모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