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한다. 사회물리학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비판은 바로 "인간은 너무 복잡하다"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원자를 다루듯 인간을 다룰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이런 이유로 마크 뷰캐넌 같은 저술가들이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는둥 "세부사항은 종종 중요하지 않다"는둥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복잡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지 자신을 반추해보면 당연히 도달할 수밖에 없는 결론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조건 하에서는 인간이 단순하게 보일 가능성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 제목에 쓴 '사회적 원자 가설'이란 인간을 사회적 원자로 다룰 수 있다고 해보자는 것이다.


19세기에 볼츠만이 '원자 가설'을 내세우며 거시적 열현상을 원자의 운동으로부터 이해하고자 했던 일이 있다. 그때만해도 원자를 들여다볼 수 없었고 원자에 대해 너무 몰랐기 때문에 그건 '가설'이어야 했다. 그는 당대 다른 물리학자들의 비판에 맞서 자신의 가설을 옹호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이후 원자의 실체가 밝혀지고 원자를 이루는 기본 입자들에 대한 발견이 이루어졌다. 원자 가설은 더이상 가설이 아니다.


반대로 21세기 사회물리학의 '사회적 원자 가설'은 어쩌면 우리가 인간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가설'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우리 자신을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서도. 일단 나는 사회적 원자 가설을 지지한다. 그것이 절대적으로 옳다기보다는 개인들의 상호작용으로부터 나온 집합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한가지 접근 방식으로서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