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차분하게 강연 내용을 정리해보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이 없다. 무언가를 열심히 먹고 있거나 딴짓을 하며 강연을 듣고 있거나 잠을 자고 있거나 셋 중 하나다. 게다가 밤 9시 반에 시작하는 이벤트라는 이름의 강연이 매일 있다. 오늘밤은 역시 유명한 통계물리학자인 M. Fisher의 강연이 있는 날이다. 10분 후에 시작한다.

밤에 하는 강연은 성당의 P.A.M. Dirac 홀에서 하지 않고 에또레 마요라나 센터의 2층 강의실에서 하는데 Dirac 홀보다 좁아서 자리가 모자란다. 그래서 미리 와서 앞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너무 앞인가;; 왜 옆에 아무도 없지. 하여간 기대된다. 근데 잘 알아들을지가 걱정. 이 강의실 벽에는 파인만의 이름과 이런저런 파인만 다이어그램들이 커다랗게 붙어있다.

아까 저녁 먹고 왔더니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다. 노을이 완전히 무지개다. 지평선의 붉은 빛부터 파아란 하늘까지... 쓰다보니 10분 지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