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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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저널읽기 클럽에 난데없이 공산당선언이라는 말이 나와서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현대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사회의 물질적 토대, 즉 경제적 토대에 대해 알아야만 하고 세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관점을 제시해주는 입문서로 읽기에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강유원씨가 쓰셨네요. 강유원씨가 운영하는 싸이트 http://armarius.net 도 한번 가보세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1848년에 <공산당선언>을 썼으니 158년이나 전의 이야기지만 아직까지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볼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강유원씨의 필력에 정훈이씨의 삽화까지 곁들여져 있는데, 다루는 내용은 지금 제가 지내고 있는 이 세계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것들이라 한편으로 묵직한 느낌도 듭니다.

공산당선언에 관한 내용은 책을 보시고, 저는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배워야 할, 배우고 싶은 몇몇 구절을 옮기기만 하겠습니다.

교양강좌의 목적은 학문의 기초체력을 기르는 데 있다. 그 기초체력은 책을 진지하게 읽는 자세,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고 아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 태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식이 편협한 것이었음을 깨닫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호기심 등이다. - 16쪽

철학에만 머무르는 철학자와 달리, 이 시기부터 마르크스는 정치경제학을 공부함으로써 정치경제학자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세상사가 거의 다 그렇듯이 공부도 한 가지 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그것을 팔아서 먹고살 궁리를 하는 게 사람의 일반적인 성향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일이 만만한 일이 아닌데도 마르크스는 그걸 하기 시작한다. - 61쪽

앞에서 하지 않은 말을 결론에 써서는 안 된다. 결론은 항상 앞에 나온 말들보다 범위가 작거나 같아야 한다. 이걸 어기면 논리적 비약이고, 일상용어로 말하면 사기다. - 103쪽

자기 관리를 하려면 생활을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회사업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하고 최소한의 사람만 만나고 나머지를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쓸 준비를 해야 한다. 틈나는 대로 책을 집어 들어 읽음으로써 항상 뇌를 활성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 136쪽

하루 동안 얼마나 뇌가 활성화되어 있을까. 육체노동/정신노동이라는 이분법보다도 뇌노동.이라고 하면 더 정확한 표현일 듯. 아니면 신경계노동;; 정보처리노동;;; 이런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자칫 사기꾼으로 돌변할 수 있기에 항상 마음을 착하게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