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원작소설을 친구가 읽고 자기 블로그에 서평을 올렸는데 소설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다음 문장이 눈에 팍 들어왔다.

정상이란 다수의 개념이자 다수를 위한 개념이다. 단 하나의 존재를 위한 개념이 될 수는 없다.

내 머리 속에 떠오른 낱말은 '통계'. 관련하여 잘 알려진 예 중 하나가 온도인데, '온도는 기체의 통계적 특성이지 기체 분자 하나의 개별적 특성이 아니다'. (원자 또는 분자 하나에 대해 정의된 온도도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가물가물...) 온도는 기체 분자들의 운동에너지의 '평균'으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위 인용문의 '정상'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정상이기 때문에 다수인 것이 아니라 다수이기 때문에 정상이라고 불려왔다. 하지만 다수/소수라는 상황은 시스템을 이루는 개체들의 생성, 복제, 소멸의 과정을 거치므로 항상 유동적이고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하여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