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지만, 짧으니까 빨리 쓰고 가야지.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참 난감한 H. Flyvbjerg라는 물리학자의 1996년 피지컬 리뷰 레터스 논문에 마구잡이 걷기(RW)가 스스로 짜여진 임계성(SOC)이 아닌 이유를 간단히 제시하고 있다. 사실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듯 하다.

H. Flyvbjerg에 따르면, SOC 시스템은 외부에 의해 구동되며(driven) 소산되는(dissipative) 시스템이며 (1) 매질(medium)로 이루어져 있는데 (2) 그 매질을 통해 전파되는 요동(disturbance)이 있고 (3) 이로 인해 매질이 변하며(modification), 결국 (4) 매질은 임계상태(critical state)가 되고 (5) 그러고나서 더이상 변하지 않는(modified no more) 성질을 지닌다고 한다.

그런데 RW, 즉 공간 위를 랜덤하게 움직이는 '걷는 것(walker)'에게 공간은 매질로 생각할 수 있고, 걷는 행위는 요동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걷는 행위가 매질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뭐 물론 걸으면서 매질을 변화시키는 모형도 만들 수 있다. 오일러 걷는 사람 모형처럼. 하여간 여기서는 '단순한 RW'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RW는 SOC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고 그래서 SOC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