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제목을 어떻게 달아야 할 지 잘 몰라서 대충 달았다. 서론은 다 줄이고 간단한 예제를 들어보자. A라는 입자들이 있는 어떤 시스템을 생각하자. 공간구조라든지 그외 기타 모든 사항을 다 무시하겠다. 어떤 입자가 시간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없어진다고 하자. 이걸 미분방정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dn(t) / dt = -n(t)

입자의 개수 또는 밀도를 n(t)라고 하고 '사라지는 비율'을 1로 놓은 거다. 적당한 초기조건을 줘서 풀면 n(t) = n(0) exp(-t) 가 나온다. 즉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한다. 변수에 붙은 설명이나 정의를 다 빼고 수식과 그 결과만 주어져 있다면 그냥 수학식일 뿐이다. 이런 방정식을 만족시키는 그 어떤 현상에도 적용할 수 있다. t와 n(t)를 '시간'과 '그 시간에서의 입자의 밀도'가 아니라 '식당까지의 거리'와 '그 식당까지 밥먹으러 가기 귀찮은 정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번에는 입자가 혼자 없어지는 경우는 없고, 두 놈이 한꺼번에 없어지기만 한다고 하자. 이런 걸 2A→0 처럼 나타내기도 한다. 이번에는 두 놈이 '동시에' 필요하므로 위 식은 다음처럼 써야 한다.

dn(t) / dt = -n(t)^2

이걸 풀면 n(t) = n(0) / (n(0) * t + 1) 이다. 시간이 매우 많이 흐른 후에, 즉 t가 매우 커지면 위 식은 대충 n(t) ≒ t^(-1)로 쓸 수 있다. 즉 거듭제곱꼴로 감소하는 어떤 결과가 나온다. 여기서도 t와 n을 '시간'과 '입자의 밀도'가 아니라 '아파트 가격'과 '그 가격으로 거래된 아파트의 거래 건수'로 볼 수도 있다.

이번에는 2A→0 라는 반응이 나타나는 비율을 C라고 하자.

dn(t) / dt = -C * n(t)^2

이걸 풀면 n(t) = n(0) / (n(0) * C * t + 1) ≒ (C * t)^(-1) ~ t^(-1) 이다. 뒷 부분은 t가 매우 큰 경우에 대해 어림했다. C를 넣음으로써 결과가 당연히 달라졌다. 하지만 t의 지수 -1은 변함이 없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다양성이 있지만 그 다양성 속의 '변하지 않는 것들'을 찾아내어 이를 근거로 다양성을 보다 적은 가지 수로 '분류'해낼 수 있다. 위에 든 예에서 C는 모형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루고자 하는 현상에 따라 이러저러한 값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현상들이 모두 2A→0이라는 메커니즘으로 움직인다면 t의 지수 -1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얘기이기는 한데 일단 첫걸음은 이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