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11/01 이전

지난 주 목요일에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자 RICE 대학 경제학 교수인 채수천씨가 우리학교에 와서 '내쉬의 협상문제'에 관한 세미나를 했다. 존 내쉬가 1950년에 Econometrica라는 저널에 발표한 협상문제(The bargaining problem)라는 논문을 그대로 설명한 것인데 그래서 그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았다. 그 내용을 여기에 정리하려고 했는데 자리에 앉아서 차분히 정리할 여유가 없었다.

그 논문은 2명의 협상에 관한 해를 찾는 것인데 그 교수는 이 연구를 확장하여 n명의 협상에 관한 연구를 해서 그걸로 자신이 알려져 있다고 했다. 여기에 2인 협상문제를 간단히 소개하려고 한다. 그런데 제대로 하려면 그림도 그려가면서 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말로 간단히.

우선 논문에서는 효용함수(utility function)를 정의하는데 그 함수는 투입에 따른 산출이 선형적이라고 가정한다. 이걸 세미나에서는 IAT(invariance for affine transformation)라고 했다. 우선 각 사람의 효용을 x1, x2라고 하자. 그러면 2차원 좌표평면 위의 한 점은 협상 결과가 된다. 즉 그 점의 좌표 (x1,x2)는 한 사람은 x1의 효용을, 다른 사람은 x2의 효용을 얻는다는 것이다. 어쨌든 자원은 제한되어 있으므로 그 점은 어떠한 영역(이걸 S라고 하자) 안에 있어야 한다. 그 영역 안에서 두 사람의 효용이 최대가 되는 점을 찾는 것이 문제다.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이 있는데 그 점을 (b1,b2)라고 하자. 즉 x1>b1, x2>b2라는 조건을 만족해야만 협상이 이루어진다.

S라는 집합은 compact and convex라는 조건을 만족시킨다고 가정한다. compact라는 것은 이 집합이 닫혀 있으며 제한되어 있다는 말이고 convex라는 것은 이 집합에 속한 임의의 두 점을 잡아서 그 두 점을 이었을 때 그 선분의 모든 점이 S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두 사람의 효용이 최대가 되려면 당연히 그 점 (x1,x2)도 S 안에 있어야 하고 또한 S의 경계 어딘가에 위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해는 S라는 영역의 가장 오른쪽과 가장 위쪽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두 사람 모두 최대의 효용을 얻는다. 이것이 PE(Pareto efficiency)라는 조건이다. 그리고 IIA(independence of irrelevant alternative)라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즉 가능한 해 중에서 가장 효용이 큰 점이 S보다 작은 집합에도 속해 있다면 S보다 작은 집합의 해도 바로 그 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탕, 초콜렛, 김밥 중에서 가장 효용이 큰 해를 사탕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김밥을 뺀 사탕, 초콜렛 중에서도 가장 효용이 큰 해 역시 사탕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서로 대등하다고 가정한다. 이것은 SYM(symmetry axiom)이라고 불린다. 이렇게 네 가지 조건 PE, IIA, IAT, SYM을 만족시키는 해를 찾는 것은 바로 (x1-b1)*(x2-b2)의 최대값을 찾는 문제와 동일하다는 것이 내쉬의 협상문제다. 그걸 증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고 여기저기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도 그림과 함께 상세한 설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므로, 여기서는 그만.

청중의 질문이 이어졌다. S가 convex하지 않은 경우 어떻게 해를 찾을 수 있는가? 두 사람이 대등하지 않은 경우 해는 어떻게 되는가? 2명 문제를 n명 문제로 확장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핵심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남북 문제를 2자 회담으로 할지 6자 회담으로 할지 이런 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가?

질문들은 나올만한 것들이었고 그에 대한 답도 뭐 특별할 것은 없었다. 실제로 나중에 논문을 더 검색해보니 S가 convex하지 않은 경우에 관한 연구가 있었고 등등. 2자 회담, 6자 회담 얘기는 위의 네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에나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이거나 아니면 좀더 많은 변수들을 포함시켜야만 모델링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이외에도 한번 협상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협상이 반복되는 경우, 협상에 임하는 사람들이 서로 비대칭적인 정보를 갖는 경우, 각 사람들이 협상하면서 학습과 적응을 하는 경우 등에 관한 연구들도 있을 듯 한데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대충 끝.

* 참고문헌: Nash, J. F. (1950), "The Bargaining Problem", Econometrica, 18, 155-162
*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고려대 경제학과 BK21의 연구성과 중의 하나로 다음 파일이 검색되었다: http://econ.korea.ac.kr/bk21/result/uploads/BARGAIN.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