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운하 얘기를 하다가 한반도의 산맥 체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반도의 산줄기는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원칙이 되는 게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라는 거다. 산이 곧 분수령이라는 말인데 풀어 쓰면,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못한다"라고 하는데, 다시 말해서 산줄기와 물줄기는 서로 가로지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산줄기는 능선을 이어서 만들어지는데 이 능선에 떨어진 빗방울은 능선 이쪽 또는 저쪽 중 한 쪽으로 흘러내려가므로 강줄기가 능선을 가로지르는 모양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산줄기는 강유역을 나누는 경계가 된다. 하여간 이런 원칙에 근거한 체계가 18세기에 쓰여진 <산경표(山經表)>라는 책에 나온다고 한다. 글쓴이는 조선 후기 실학자인 여암 신경준이라는 설도 있고 아니라는 설도 있단다.

그런데 이건 마치, 20세기 중반 동역학계에 대한 연구 흐름에서 제시된 상태공간 위의 끌개(attractor)와 끌림영역(basin of attraction)에 관한 정의와 일맥상통하지 않는가. 강줄기가 빗물의 끌개라면 강유역이 끌림영역이고 이 영역들 사이의 경계가 산줄기가 된다. 오홍.

위의 단 한 줄로 정리를 해버리니 더 쓸 말이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