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말이 많다. 광우병 얘기를 처음 들은 게 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초식동물에게 고기를 먹여서 생긴 걸로 알고 있었다. 일단 초식동물에게 고기를 먹인다는 발상 자체가 굉장히 놀라운 일인데 생산성의 측면에서 보는 사람들은 이것도 '발전'이라 부르려나...

어쨌든 아직 그 원인과 해결방법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이니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과학적으로 해명하는 일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동물사료 금지나 전수조사 등으로 엄격하게 관리한다는데 미국과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네.

유럽의 경우 EU의 자료에 따르면 소, 양, 염소에 포유류의 살과 뼈를 먹이는 것뿐만 아니라(1994년) 식용 동물의 먹이에 처리된 동물성 단백질을 이용하는 것이 전면 금지(2001년)되었다고 한다. zero-tolerance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또한 소의 경우 24개월 이상의 위험 동물(증상이 있는 동물들을 뜻하는 듯)을 모두 검사하고 30개월 이상의 도살된 건강한 소를 모두 검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조처들로 인해서 광우병 발생 빈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일본의 경우는 찾아보니 프레시안 2006년 6월 21일자 기사를 참고할 수 있겠다. 여기에는 미국과 한국의 상황에 대한 얘기들도 나오는데 곳곳에서 지적되는 대로 한우도 별로 안전하지 않다고 한다. 사실 그동안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는 '식량공장'에서 '제조'된 '음식상품'에 대한 경고는 꾸준히 있었다. 그런 사실에 경악하면서도 마땅한 대책도 없이 '그렇게 따지면 뭐 먹고 사니?'라는 핑계로 눈감아오지 않았던가. 나도 마찬가지고, 하여간.

그리고, 광우병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일텐데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BRIC 광우병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광우병에 대한 위험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한다. 변형 프리온이 광우병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도 아직 모르는 상태라고 한다. 어쨌든 이 부분은 연구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위험성에 대한 평가가 끝난 문제라면 그에 걸맞는 대책을 세우면 되지만, 위험성 평가가 아직 진행중이라면 일단은 '사전예방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위험성 평가가 언제 끝나냐인데, 위험해도 먹고는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완전히 자급자족하지 않는다면 개인의 선택으로 피해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므로 개인의 선택 문제만으로 볼 수도 없다. 에공.

지금까지 쓴 모든 얘기를 제쳐두고라도 MB정부가 내뱉는 근시안적이고, 행동의 결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은 모습에는 걱정이 앞선다. 나도 다음 아고라에 서명을 하기는 했지만, 좀더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저것 좀 찾아보고 나름 정리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