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모형이고 결과도 비슷한데 하나는 로그 보정항(logarithmic correction to scaling)이 들어가고 다른 하나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좀더 일반적으로 임계현상에서 로그 보정항은 어떠한 물리적 의미를 갖는가?
많은 요소/부분/입자들이 상호작용하는 통계 시스템(한자어로 쓰면 통계계인가;;)에 상전이가 나타날 때 그 임계점에서 시스템의 거동은 거듭제곱 꼴/법칙으로 나타나곤 하는데 그 거듭제곱 지수/임계지수는 보통 시스템의 공간차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많은 경우, 공간차원이 어떤 특정한 값보다 커지면 임계지수의 값이 더이상 차원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 특정한 차원을 윗임계차원(upper critical dimension)이라고 한다.
임계점에서 나타나는 거동이 하나의 깔끔한 거듭제곱 항으로만 기술되는 건 아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이 여러 항들이 뒤에 딸려 나온다.
m(t) ~ t^β [1 + A * t^y + ...]
여기서 y가 1보다 크면 작은 t에서 보정항(A*t^y)은 무시할 수 있다. y가 1보다 작고 0보다 크면 t가 작을 때 쉽게 무시해버릴 수 없다. 이런 보정항들은, 특히 수치계산을 하는 경우에, β를 정확히 구하는데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렇게 여러 개의 임계지수들, 여기서는 β와 y를 한꺼번에 구하는 방법이 제시되었다: Kalda, arXiv.org/0804.1911v1 사실 이 논문에서는 유한크기 눈금잡기 지수를 구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런데 y가 0으로 가는 극한의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극단적으로 y가 0이면 t^y = 1이므로 임계현상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도 있지만 y가 0으로 가는 극한에서 다른 행동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그게 로그 보정항이다. 그냥 간단히 생각해보면,
lim_{y→0} (1 - t^y) / y = - ln t [Goldenfeld (1992), 131쪽 식 (4.66) 변형]
이므로 로그 보정항은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그런데 여기서 y를 윗임계차원 d_c에서 공간차원 d를 뺀 값인 d_c - d에 비례하는 값이라고 한다면 윗임계차원에서 로그 보정항이 나타나는 이유를 적어도 수학적으로는 알 수 있다. 이건 그냥 가정이 아니라 RG에서 ε-전개를 함으로써 지수들을 d_c - d의 다항식 형태로 쓸 수 있다.
어쨌거나 계산 결과는 그렇다고 쳐도 그게 물리적으로는 어떠한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 사실 물리적 의미가 별거 없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거듭제곱 꼴이 '자기유사성'이라든지 '강한 상관관계'라든지 하는 개념들의 수학적 표현이라면 거기에 딸린 보정항은 결국 자기유사성 구조를 보이려다 만 찌꺼기들이 모여서 나타난 그 무엇.이라고 이해할 수 있고 어쩌면 이 이상의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모형에 따라, 다루는 시스템에 따라 로그 보정항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지(없는 경우는 생각이 안나네;; 근데 그렇다고 들었다;;) 기준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해진다. 아니면 정말 그저 경우에 따라 다른 문제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서로 다른데 거기에 왜 달라?라고 묻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더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