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내용은 학회 홈페이지 참고. 오늘부터 4일 동안 열리는 통계물리 국제학회에 참가하고 있다.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어제 세시간 밖에 못잤음에도 1g도 졸지 않았다. 물론 재미와 이해는 별개다. 하여간 간단하게나마 정리하려고 한다.

+ Mukamel: 밥먹는 자리에서 kamel이 camel이냐고 물어보니 아니란다. 아랍어에서 온 말인데 mukamel은 perfect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ZRP(zero range process; 영거리과정? 한국어로 뭐냐..;;)에서 여러 개의 클러스터가 나타나는 모형에 대한 발표를 했다. 연결망 이론에서 허브가 출현하는 것도 ZRP에 본뜨기함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 Henkel: 노화현상(ageing phenomena)에 대한 발표였다. 고온에 있던 자석을 갑자기 얼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얘기다. 생물학적 노화가 아니라. 기본 개념은 알아듣겠는데 내가 모르는 대수식으로 풀기 시작하면서 흐름을 놓쳤다.

+ Daido: 뢰쓸러 떨개들이 확산 결합되어 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내용이었다. 뢰쓸러 떨개의 맺음변수를 잘 조절하면 어떤 경우 주기적인 행동을 보이고 어떤 경우 그냥 죽어버린다. 이렇게 죽어버리는 떨개의 비율을 p라 하고, 떨개들의 결합세기를 K라 하면, p와 K에 관한 상전이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즉 일정한 K에서 p가 작으면 동기화/주기운동이 나타나고, p가 크면 시스템이 죽어버린다(주기운동이 사라진다). 이 경계가 되는 p를 p_c라고 하자. 신기하게도 K가 커지면 p_c가 낮아진다. 즉 떨개 사이의 결합세기가 커지면 동기화가 더 잘 일어날 것 같지만 죽어버리는 떨개들의 영향력이 그보다 훨씬 세서 p_c가 낮아진다는 말이다.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동기화는 주기운동의 주기를 잘 맞춰줘야 하는데 죽어버리는 건 그럴 필요가 없어서 죽어버리는 효과가 더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내일 만나면 얘기해봐야지.

+ Marchesoni: 약간 기울어진 빨래판 모양의 포텐셜이 주어져 있을 때 그 위에서 입자들의 확산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내용이었다. 빨래판 포텐셜의 기울기는 외력에 의한 것인데 이 외력이 너무 약하면 입자들이 잘 확산하지 않고, 너무 세도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느라 확산이 관찰되기 힘들다. 하지만 적절한 크기의 외력에 대해서는 확산계수가 피크 모양인 것을 알 수 있다.

+ Hong: 고유주파수가 가우시안 분포로부터 주어진 떨개들이 결합되어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포텐셜은 두 개의 사인함수로 주어지는데 그 앞의 계수에 따라 우물이 1개만 있는 경우와 우물이 2개인 경우가 가능하다. 모든 떨개가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에서 떨개들의 위상이 고정된 정적(static) 떨개와 떨개들의 위상이 계속 변하는 동적(dynamical) 떨개들로 나누어진다. 여기서도 결합세기를 어느정도 크게 하면 '전류'가 흐르는데 이는 시스템의 대칭성을 깸으로써 가능하다. 기존에는 열적 노이즈에 의해 전류가 발생한다는 연구가 있었는데 여기서는 결정론적인 모형임에도 전류가 관찰된다는 것을 보였다.

+ Dutta: Henkel과 공동연구를 했던 Dutta도 노화현상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가 이용한 모형은 먼거리 상호작용이 있는 구(spherical) 모형이다. 노화현상에 초기조건이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가 주된 이슈였다.

+ Dornic: 연구발표보다 강의에 가까운 발표였다. 통계역학에서 종종 나타나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중성(duality)을 장론으로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 특히 DP와 투표자모형(voter model)에 대한 장론적 접근을 예로 들어서 논의했다.

+ Baek: 곡률이 음(-)인 표면 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통계물리에 대한 발표였다. 마구걷기, 스미기, XY 모형 등이 연구되었고 일본 그룹에 의해 이징 모형도 연구되었다. 곡율이 음인 격자의 경우 부피에 대한 경계의 비율이 일정하고, 이는 곧 특히 마구걷기의 경우 중심으로 들어가려는 힘보다 바깥으로 나가려는 힘이 세다는 건데, 이로 인해서 통상적인 마구걷기의 눈금잡기 성질보다 시간에 대해 선형인 특성이 나타난다. 예전에도 얘기를 해봤던 건데 이 연구 결과를 이용해서 우주의 곡률을 측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거다.

+ 마지막으로 포스터 세션이 있었고, 자기 포스터를 광고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30개의 포스터 발표자 중 단 두 명(나 포함;;;)만이 신청을 했고, 예전처럼 긴장된 목소리로 간단히 광고를 했다. 모래더미 모형의 대가이신 Deepak Dhar께서 친히 와주셨고 조언을 해주셨다.

사실 이건 음주포스팅이라는...;;; 이제 들어가 자야겠다. 내일도 역시 빡센 하루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