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부터 오늘까지 3일 동안 강상관전자계 여름학교에 참가했다. 전자들이 강하게 상관되어 있는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에 관한 것이라고 풀어봐야 별 정보는 없고, 주로 논의된 것들은 초전도체 실험 및 이론, 양자 떨기(quantum oscillation), 양자 홀(Hall) 효과, 양자 상전이, 양자 반강자성(quantum antiferromagnetism) 따위였다. (<시사IN>을 읽다보니 '등'이라는 표현보다 '따위'를 쓰더라.)

사실 고체물리 쪽은 대학 때 별로 좋아하지 않던 과목이어서 그 이후로도 주욱 친하게 지내지 않았더랬다. 그래서 기본 개념들도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에 참가하게 되었다. 모르는 말이 나오면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며 용어들에라도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또한 강의에서 언급되거나 발표된 논문들이 있으면 열심히 찾아서 제목이라도 읽어보고, 아니면 그림 설명이라도 읽어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라도 쫓아가려 하다보니 여전히 아는 건 없어도 '느낌'은 전해오는 듯 했다.

통계물리의 모형연구에만 주로 관심을 갖다보니 아무래도 실험과 이론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 같은 건 잘 모르기도 하고 겪을 일도 없다. 그런데 (당연하게도) 강상관전자계 분야는 달랐다. 올 2월에 기존의 초전도체와는 다른 부류의 초전도체가 발견되었는데, LaOFeAs에서 O의 일부(약 3~13%)를 F로 대체한 물질이 27K에서 초전도성을 보인 것이다.

이 연구결과가 담긴 두 쪽짜리 논문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도 관련 실험 및 이론 분야에서 논문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FeAs만 남겨놓고 나머지 물질들을 다른 원소로 바꾼 물질들에서 비슷한 현상들이 나타나며 약 55K의 초전도온도까지 보고된 상태인 것 같다. 하여간 '쏟아져나오는 논문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고;;; 또 그런 논문들이 <네이처>나 <피지컬 리뷰 레터스>를 장식하고 있다는 것도 눈에 띄었다.

이외에도 이번 여름학교에서 네 시간에 걸쳐 강의를 해주신 미주리대의 보이타 교수(T. Vojta; 발음이 맞나?)의 강의가 기억에 남는다. 강한 무질서 RG(strong disorder renormalization group) 방법을 이용하여 양자 상전이를 분석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뭉뚱그렸는데 자세히 설명하기 귀찮으므로 패쓰. 아직도 궁금한 건 양자 상전이에 관한 리뷰 논문을 쓴 M. Vojta와 어떤 관계냐는 건데;;; 나중에 아는 분한테 여쭤봐야지.

잘 모르는 분야를 3일 동안 한 시간만 빠지고 다 듣느라(딴청도 피우면서;;;)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며 대충 이 글을 정리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