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과정은 전염병의 확산 따위의 현상에 대한 가장 단순한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A → 0, A → 2A

A가 뭐든간에 사라지거나(0) 복제/확산될(2A) 수 있다면 접촉 과정으로 모형화할 수 있다. 근데 왜 이게 모래더미 모형과 얽혀서 논란이 되어왔냐고 물을 수 있다.

아주 가만히 있는 모래더미에 모래알을 하나 떨어뜨리면 조금 굴러가다 멈추기도 하지만 아주 커다란 사태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모래더미에서 A는 '활동성'이라고 하자. 외부의 작은 자극(떨어뜨린 모래알 하나)은 그 자체로 A인데 이 A는 그냥 없어지거나, 주변 모래알들을 자극하여 2A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모래더미 모형은 접촉 과정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럼 그런 '연관성'을 어떻게 이해할거냐. 정확한 본뜨기(mapping)를 하든(가능하다면), 정확히는 못해도 어림으로 하든, 가장 핵심적인 것만 뽑아내서 보든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접촉 과정과 모래더미 모형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는데 접촉과정은 조절변수가 있어서 그에 따라 상전이가 나타나는 반면, 모래더미 모형은 조절변수가 없이 그냥 처음부터 임계상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뭔가 호환이 되는 걸 만드려는 시도들이 있었고, 그중 (내가 보기에) 가장 그럴 듯한 게 고정에너지 모래더미(fixed energy sandpile) 모형이다.

이외에도 표면 성장이 위의 모형들과 연관되어 있다. 이 세 가지 주제(접촉, 모래더미, 표면)를 묶어서 정리하려는 시도가 Munoz 그룹에서 <PRL>에 작년에 낸 논문이다. 하여간 이런 연관성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나니, '관심사'를 A라고 하면 A → 2A가 일어난 느낌이랄까. 나는 지금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