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녀의 블로그에서 긱의 정의에 관한 PhD 코믹스를 보았다. 그리고 덧글로 알려준 스튜디오 판타지아라는 블로그의 글 "Nerd, Geek, 그리고 Cool"도 읽어보았다. 이 글은 뉴욕타임스의 의견란에 올라온 David Brooks의 글을 한국어로 옮긴 것인데 원문은 여기서 볼 수 있다. 한국어로 옮기면서 의역도 하고 자세한 내용들이 빠져 있기도 해서 가능하면 원문을 읽는 게 나을 것 같다.

너드라는 말의 기원이 1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David Brooks의 원문을 보면 "a nerd was a geek with better grades"라고 하는데, 즉 너드는 긱보다 성적이 더 좋은 아이들을 가리켰다고 한다. 너드는 (성적은 좋으나 사회성이 부족하여) 운동부 아이들(jock)이나 사교클럽 아이들(남자는 frat boys, 여자는 sorority sisters)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고등학교, 대학교 학생들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러다가 80년대에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와 디지털 경제가 뜨면서 너드와 긱들에게도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데 특히 너드와 긱의 지위(status positions)가 뒤바뀌었다고 한다. 너드가 여전히 부정적으로 인식되는데 반해 긱스러움(geekdom)은 반문화(counterculture)로서의 지위를 얻었다고 한다. 운동부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빛을 발한다면 긱들은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따위에서 섬세한 감수성과 잘 다듬어진 감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에 의해 쿨함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생겨났는데, "정보에 대한 느낌(Cool is a feeling for information)"이라고 한다.

뭐 이런 얘기다. 내맘대로 간단히 정리해보겠다. 너드와 긱은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는 존재였으나 디지털 시대가 펼쳐지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너드가 긱보다 성적이 더 좋았는데 디지털 문화에서 강점을 보인 긱들이 사회적으로 너드보다 더 인정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에 의해 쿨함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난 너드인가 긱인가? 근데 그게 중요한가. 나는 골방에서 공부하면서 가끔 블로그에 글이나 올리는 그런 사람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