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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도(6년 동안;;) 우려먹은 그림이다. 도스용 아래아한글에서 칸 맞춰가며 만들었던 것인데, 발현(emergence)에 대한 생각을 하다보면 이 그림이 스쳐지나가곤 한다. 또한 "도덕적 개인들의 비도덕적 사회"라든지 "이기적 개인들의 이타적 사회"라든지(물론 각각에 대한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는 합리적 선택이론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 같은 말들도 이어져있다.

위와 같은 복잡한(별로 복잡하지는 않지만) 상황에서 보고자 하는 초점에 따라 우리는 정반대의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그래서 관찰자의 의도가 관찰대상만큼이나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미시적 YES를 아무리 모아봐야 거시적으로는 NO가 될 수 있으며, 거시적 현상에 초점을 맞춘다면 미시적 사실들을 무시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는 발현/창발/떠오름/이머전스에 대한 철학적 정의에 정확히 맞는다.

물론 말장난일 뿐이라고 넘길 수도 있고, 이러한 틀을 '모든 복잡한 현상'에 적용시킬 수도 없다. 다만 하나의 논리적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이다. 그리고 제대로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그림을 내가 처음 생각한 것 같지는 않다.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