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비평형 상전이의 유사 포텐셜에 대해 쓴 적이 있습니다. 그 글에 그린 유사 포텐셜 모양은 사실 기존에 쓰이던 비평형 상전이의 포텐셜 그림들과는 좀 다릅니다. 기존에는 어떤 식으로 포텐셜을 이야기하는지 간단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우선 접촉 과정을 비롯한 방향성 있는 스미기 보편성 분류에 관한 랑제방 방정식은 다음처럼 씌어집니다. ρ는 입자의 밀도이고 a,b는 적절한 조절변수, D는 확산계수, η는 노이즈입니다.


우변의 앞의 두 항으로부터 '포텐셜'을 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b>0이라고 가정하고, ρ는 0 이상이라고 하면, a에 따라 아래처럼 포텐셜 모양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즉 a>0이면 ρ=0인 상태, 즉 흡수상태가 안정한 상태가 됩니다. a<0이면 ρ>0인 상태, 즉 활성상태가 안정한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a>0일 때 ρ=0이 안정한 건 맞는데, 여기에 '흡수상태'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그 상태에서 결코 빠져나와서는 안됩니다. 즉 요동이 전혀 없어야 한다는 거죠. 그게 바로 위 랑제방 방정식의 노이즈 항 앞에 붙은 ρ의 제곱근의 역할입니다. ρ=0이면 노이즈도 0이 됨으로써 일단 흡수상태로 빨려들어가면 다시는 거기서 튀어나올 수 없게 하는 거죠.

제가 '무한히 깊은 우물' 모양으로 포텐셜을 그렸을 때는 위의 노이즈 항이 이미 포함되어 있었던 겁니다. 무한히 깊은 우물에서는 노이즈 자체가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굳이 노이즈 항을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 노이즈가 역할을 아예 못하는 우물이구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구한 포텐셜처럼 적절한 모양의 포텐셜이 아니기 때문에 개념적으로는 맞지만 수식으로 쓰기에 적절하지 않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