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쓴 '여러가지 흡수상태의 성질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웬지 성질머리가 느껴진다는 건 농담이고요, 역시 무노즈의 1998년 PRE 논문을 따라서 복소수 노이즈에 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참고로 DP에 관한 랑제방 방정식을 레게온 장론(Reggeon field theory; RFT)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복소수 노이즈가 나오는 내용은 펠리티 장론(Peliti's field theory)으로 부를 거랍니다. 이름이야 어쨌든, 시작합니다.


노이즈 항 η 앞에 n이 붙은 것까지는 지난 글에서 얘기했는데 그 앞에 허수단위 i가 더 붙은 랑제방 방정식입니다. 대체 이게 뭐하자는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유도하는 걸 보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이건 두 개의 입자가 만나서 사라지는 소멸과정(annihilation process)에 관한 거라고 합니다. 즉 2A→0 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역시 0차원 소멸과정을 생각합니다. 으뜸 방정식은 다음처럼 쓸 수 있습니다.


첫째항만 설명하면, n+2개의 A가 있었는데 그 중 두 개를 골라서 소멸시키는 겁니다. 그런 경우의 수는 (n+2)(n+1)에 비례하겠죠. 비례상수는 그냥 빼버렸습니다;; (논문에는 그냥 k로 쓰고 나중에 없애버립니다.)

여기에 다음의 푸아송 변환(Poisson transformation)을 하여 P(n)을 f(α)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면 위의 으뜸 방정식은 아래 식으로 변환됩니다. (자세한 유도과정이 궁금하시면 무노즈 논문을 보세요.)


이걸 자세히 보면, F-P 방정식을 닮았습니다. 이로부터 이에 대응하는 랑제방 방정식을 쓰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제 허수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아시겠죠? f(α)에 관한 식을 F-P 방정식으로 보면, α에 관해 두 번 미분한 항의 계수가 음수이기 때문에 이걸 제곱근해줘서 허수단위가 나온겁니다. 상수를 제외하면 이 방정식은 이 글의 맨 위에 쓴 거랑 똑같습니다.

그럼 대체 이 복소수 노이즈의 물리적 의미가 뭐냐라고 물어볼 수 있는데요, 더 자세한 수식은 귀찮으니 빼고 얘기하면, 과거에 대한 기억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더이상 마르코프 과정이 아니라는 거죠.

소멸과정의 흡수상태는 초기 입자의 개수가 짝수냐 홀수냐로 달라집니다. 2개씩 묶어서 없애는 것이므로(도둑잡기 놀이 같죠?) 처음 짝수였으면 흡수상태의 입자 개수는 0이고 처음에 홀수였으면 흡수상태의 입자 개수는 1입니다. 그래서 이걸 기술하는 랑제방 방정식을 풀어서 나오는 건 두 값의 평균인 1/2로 나옵니다. 어떤 경우든 여기서도 한 번 시스템의 상태가 0 또는 1이 되면 그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없으므로 흡수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하여간 복소수 노이즈가 있는 랑제방 방정식의 흡수상태는 비마르코프 과정이 개입되므로, DP나 MN과 또다른 흡수상태의 성질로 볼 수 있다네요. 사실 여기까지는 산수였던 거고 그래서 그게 '물리적으로' 어떤 의미냐?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논문에도 이러저러한 얘기들이 있기는 한데 내공이 부족하여 그 참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진득한 고민이 필요한 때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