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흡수상태의 성질1''0차원이 아닌 평균장 어림의 결과'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반응-확산 과정을 기술하는 랑제방 방정식 중에서도 가장 간단한 경우(즉 접촉 과정에 대한 것)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노이즈 항에 질서 변수의 제곱근이 곱해지는 레게온 장론(RFT) 형태가 있다고 했죠. 또한 노이즈 항에 질서 변수가 그대로 곱해지는 곱하는 노이즈(MN) 형태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 각각의 경우를 0차원(줄여서 '0d'로 쓰겠습니다)에서 다루는 경우와 윗임계차원보다 높은 차원, 즉 평균장(MF)으로 다루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 RFT-0d, RFT-MF, MN-0d, MN-MF 이렇게 네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각 경우에 대해 랑제방 방정식을 쓰고 포커-플랑크 방정식으로 바꾼 후에 그걸 푼 결과로부터 각 경우의 흡수상태의 성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미 위의 네 가지 중 RFT-MF만 빼고 다 이전글에서 소개했습니다. RFT-MF의 경우를 풀어놓은 건 논문을 따로 찾아보지 않았는데 랑제방 방정식으로 풀지 않아도 결과를 다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한 번 풀어보려고 했는데 하다 말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기존 논문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놓기만 했고 그게 실제로 뭘 뜻하는지를 얘기하지 않았는데요, 여전히 명쾌하지 않지만, 쉬운 말로 설명해보겠습니다.

1. RFT-0d


우선 여기서는 왜 노이즈 항의 진폭이 φ의 제곱근 형태인가?에 대해 답해야 합니다. 랑제방 방정식은 시스템을 정확히 기술하지 않고 어림해서 또는 거친 시각(coarse-grain)에서 또는 중시적(mesoscopic)-거시적(macroscopic)으로 기술하는 방식입니다. 즉, 다체계인 대상을 평균과 분산(또는 편차)만으로 이해하겠다는 방식입니다. 그외 정보는 무시하겠다는 거죠.

위 식의 앞의 두 항은 '평균'에 해당하고 노이즈 항은 '편차'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N개 정도 되는 데이터에서 오차(편차)는 보통 N의 제곱근으로 볼 수 있죠. 즉 어떤 영역의 입자의 개수가 φ 정도 되면 그 편차는 φ의 제곱근 정도 된다는 말입니다.

좀 다른 설명방식은 딕만 등이 쓴 논문(PRE 57, 5095 (1998))을 참고할 수 있는데요, 입자가 있는지 없는지가 푸아송 분포를 따른다고 하면, 이들의 평균과 분산은 같겠죠. 노이즈 항의 진폭은 분산의 제곱근이어야 하므로 역시 φ의 제곱근이 붙습니다.

그래서 풀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오죠.


이미 이전 글들에서 얘기했듯이, 죠기 앞에 붙은 1/φ 때문에 이 특이성은 적분불가능하고, 그래서 진짜 해는 φ=0에서 델타 함수, 즉 P(φ)=δ(φ)입니다. 조절변수 a,b가 어떤 값을 갖든 유일한 진짜 해는 흡수상태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2. RFT-MF


0d와 비교하여 달라진 점은 공간구조가 고려되었다는 거고요, 또한 확산항이 들어갔다는 거죠. 평균장 어림은 확산항을 D(m - φ)로 쓰겠다는 거고, 그렇게 해서 풀면 다음 결과가 나옵니다.


말했듯이, 아직 다 푼 게 아닙니다. 위 결과를 아래 식에 넣고 m을 구해야 합니다. (이런 걸 '자체 모순없는 방정식(self-consistent equation)'이라 부르죠. 말이 좀 딱딱한데 '아귀 맞는 식'으로 부르면 어떨까요?)


이걸 풀다 말았는데요, 그럼 잘 알려진 결과들이 나오겠죠. 어쨌든 위의 P(φ)를 보면 흡수상태(φ=0)의 성질이 이제는 확산계수 D와 노이즈 계수인 σ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접촉 과정의 MF 결과는 D와 σ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위 식만 갖고 얘기 못하고 결국 m에 대한 아귀 맞는 식을 풀어야 합니다.

3. MN-0d


역시 이미 소개한 건데요, 여기서는 왜 노이즈 항에 φ가 그대로 곱해졌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무노즈는 다른 논문(2003)에서 위 식처럼 MN이 있는 랑제방 방정식으로 기술할 수 있는 모형들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위 식에 콜-호프 변환(Cole-Hopf transformation)을 하면 한계 벽(limiting wall)이 있는 표면 성장 모형(여기서는 카다르-파리시-장 모형)의 방정식으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기화 전이(synchronization transition)에 관한 모형들에도 적용된다네요.

어느 모형들과 연결되든 간에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좀더 찾아봐야겠습니다. 어쨌든 RFT처럼 푸아송 분포로 가정하는 식으로는 이해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위 식으로부터 φ의 분포를 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는 조절변수 a와 σ^2의 비율에 따라 흡수상태가 적분불가능한 특이성인지 적분가능한 특이성인지 아니면 밀어내는 벽(즉 흡수상태로 도달할 수 없는 상황)인지가 나뉩니다. RFT-0d에서는 흡수상태가 다른 조절변수들과 무관하게 적분불가능한 특이성이었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은데 이런 차이가 왜 생기는 걸까요?

흡수상태에 매우 가까운 어떤 상태라고 합시다. 즉 φ가 0.0001쯤 된다고 하죠. RFT의 경우 노이즈에 붙는 φ의 제곱근은 0.01이지만 MN의 경우 노이즈에 붙는 건 φ이므로 그대로 0.0001일 겁니다. 즉 흡수상태에 매우 가까운 상태에서 노이즈에 의해 흡수상태로 빨려가느냐 아니냐가 결정될텐데 MN보다 RFT의 경우 노이즈가 훨씬 크기 때문에 그만큼 흡수상태로 빠져버리기가 더 쉬워집니다.

다시 말해서 'RFT는 MN에 비해 흡수상태에 빠지기 쉽다'는 게 RFT의 흡수상태가 적분불가능한 특이성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는 거죠. MN의 경우는 '평균' 부분의 φ와 '편차' 부분의 φ가 같은 급(즉 둘 다 φ에 비례)이므로 흡수상태에 쉽게 빠질지 어렵게 빠질지는 이들의 계수인 a와 σ의 크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게 P(φ)에서 φ 위에 a와 σ가 있는 걸 설명해주죠.

4. MN-MF


슬슬 지치네요;;; 마지막으로 MN에 MF인 경우입니다.


여기서도 역시 RFT-MF에서처럼 아귀 맞는 식을 풀어야 하고 그 결과는 이전 글에서 정리한 적이 있죠. 여기서도 a, D, σ 등 조절변수들의 크기 관계에 의해 흡수상태의 성질이 결정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랑제방 방정식에서 φ에 비례하는 항은 3개가 나오는데 각각의 계수가 a, D, σ이고 이들 사이의 관계식인 (a - D)/σ^2의 값에 따라 흡수상태의 성질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σ^2 / 2D와 1 중 큰 값이 질서변수의 임계지수가 된다고 했습니다. 노이즈 세기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하는 임계지수가 나타난다는 겁니다. 이런 건 RFT-MF에서는 없는 현상이죠. 왜 그럴까요?

0d에서 RFT와 MN를 비교했을 때 이용한 차이점을 그대로 적용시켜보면, 결국 노이즈(편차)의 크기가 '평균'의 크기와 대등하므로 이 항들의 계수들의 크기 관계가 흡수상태의 성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해진다...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여기까지 해서 흡수상태의 성질은 일단락 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