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해리스 기준 간단 정리'라는 글에서 정리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아직 할 말이 남아있네요. 사실 결점(defect)과 무질서(disorder)의 의미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써왔는데 위 글을 쓰면서야 두 개념을 분리해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제대로 쓰면, 질서있는 결점과 무질서한 결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질서있는 결점의 경우, 이를테면 1차원 격자 위의 짝수번째 자리에 결점이 있다고 하는 겁니다. 동시에 홀수번째 자리에는 결점이 없는 거죠. 엄밀하게 말하면 이동에 대해 불변(translational invariance)인 결점이어야겠죠.

이 결점은 임계점의 위치를 바꾸기는 해도 임계현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이 시스템은 조금만 멀리서 보면 그냥 '깨끗한' 시스템이 되어버리거든요. (임계현상.은 정의(?)에 의해 거시적 현상이라는 걸 염두에 두시고요.) 되틀맞춤무리(RG)의 관점에서 보면 2k번째 자리와 2k+1번째 자리를 묶어버리면 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해리스 기준을 얘기할 때는 '무질서한 결점'에 대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 '무질서'의 효과가 시스템을 멀리서 볼수록 사라지느냐 아니냐를 구분짓는 기준이 해리스 기준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