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올린 글 발현을 생각한다8 - 환원주의에서 언급한 논문에서 좀더 정리할 내용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나겔(Ernest Nagel)에 따르면, 환원이란 한 분야에서 성립된 법칙/실체/성질을 다른 분야에서 성립된 법칙/실체/성질에 의해 설명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두 분야의 용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한 분야의 용어를 다른 분야의 용어로 연결지어야 하는데 이를 '연결가능성 조건(condition of connectability)'이라 부릅니다.

이렇게 용어에 대한 연결, 즉 번역이 가능하다면, 한 분야의 법칙이 다른 분야의 법칙으로부터 논리적으로 유도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유도가능성 조건(condition of derivability)'이라 부릅니다. 이 두 가지 조건이 만족되어야 비로소 '환원'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마음'을 '뇌'로 환원하기 위해서는 심리학의 용어들을 신경생리학의 용어들과 연결지어야 하고 심리학의 법칙들을 신경생리학의 법칙들로부터 논리적으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이에 반해 (열의 거시적 특성을 다루는) 열역학은 (미시적인 원자론에 기반한) 통계역학으로 어느 정도(?) 환원되지요.

두 조건에 대해 각각 반론이 있다고 하네요. 연결가능성 조건에 대한 반론은 한 분야의 용어와 다른 분야의 용어를 1대1 대응시킬 수 없고 다대다 대응의 관계에 있다는 겁니다. 이걸 다대다 논증(many-many argument)이라고 한답니다. 유도가능성 조건에 대한 반론은 파이어아벤트의 글을 참고문헌으로 달아놓기만 했습니다.

저는 이런 얘기가 재미있다는...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