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TP(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의 신창우 박사님과 포스텍의 김승환 교수님이 함께 쓴 2006년 PRE 논문을 보았습니다. 신경망 모형 중에 피츠휴-나구모(FitzHugh-Nagumo; FHN) 신경세포 모형을 이용하는데요, 이 세포들이 모두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고 이들 사이의 시냅스 세기가 신경세포의 발화에 의해 커지거나 줄어들게 함으로써 시간이 흐를수록 척도 없는 연결망(scale-free network) 구조가 나타난다는 것을 보인 연구입니다.

우선, 각 신경세포는 가만히 있다가 외부의 자극에 의해 흥분/발화되었다가 빠르게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데 이때 약간의 회복기를 가지며 그동안은 발화될 수 없습니다. FHN 모형은 이러한 신경세포의 속성의 중요한 특징만을 모형화한 것입니다.

이런 신경세포들은 서로 방향성을 가지고 연결되어 있습니다(시냅스). 세포 i에서 세포 j로 연결된 시냅스는 i가 먼저 발화하고 j가 나중에 발화할 때 강화되고, j가 먼저 발화하고 i가 나중에 발화될 때 약화됩니다. 여기서 i의 발화 시점과 j의 발화 시점의 차이가 너무 크면 시냅스 세기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어느 정도 가까운 경우에만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이건 실험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시냅스 세기가 변하는 걸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이라고 하죠. 특히, 앞서 말한 방식의 가소성은 발화 시점에 의존하는 가소성이라고 하여 spike timing dependent plasticity (STDP)라고 부릅니다.

참고로, 세포 i에서 세포 j로 방향성을 갖고 연결된 경우, i를 시냅스전(presynaptic) 신경세포, j를 시냅스후(postsynaptic) 신경세포라고 부릅니다.

세부 사항은 생략하고요;;; (어제는 세부 사항도 중요하다고 해놓고 말이죠.)

각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 세기가 시간에 따라 계속 변하기는 할텐데, 그중에서도 시냅스 세기가 특정한 문턱값보다 큰 것들만 링크로 보면, 그게 척도 없는 연결망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뭉침계수(clustering coefficient)가 크고 경로길이(characteristic path length)가 짧은 좁은 세상 성질도 나타난다네요.

척도 없는 연결망이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은 빈익빈 부익부인데 여기서는 그게 모형의 어떤 요소에 의해 도입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논문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에 함께 발화된 세포들의 그룹에서, 시냅스전 세포들이 시냅스후 세포들보다 먼저 발화되면 이 시냅스들이 강화되고, 또한 두 세포와 그들의 이웃 세포들 사이의 시냅스도 강화되려고 하고, 이를 통해 많은 링크를 가진 세포는 새로운 세포와 연결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위 마지막 문장은 논문을 거의 직역한 건데요, 일단 설명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STDP에 의해 두 세포 사이의 시냅스 강화는 당연한데, 그게 왜 그 세포들의 이웃들과의 시냅스까지 강화시키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보입니다.

한 가지 설명방식은 i에서 j로, j에서 k로 연결된 시냅스들이 모두 강화되었다면 i에서 k로 연결된 시냅스도 강화될 것이다.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게 빈익빈 부익부 메커니즘으로 바로 연결되는지도 모르겠네요. 특히 이 모형처럼 링크의 방향성이 있는 경우 이웃수는 들어오는 이웃수(in-degree)와 나가는 이웃수(out-degree)로 구분되고 이들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연구 전후로 어떤 연구들이 더 있는지 몰라서 흐름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신경세포 연결망에서 척도 없는 연결망이 구현된 모형이라는 점에서 참고할만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