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물리의 보편성 분류(universality class)에 관한 논의를 좀더 자세히 공부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래봐야 두꺼운 논문 하나 뽑아놓고 첫 섹션(introduction)을 간신히 훑어본 후에 참고문헌에 있던 얇은 논문 하나를 뽑아서 역시 대충 훑어본 게 전부이기는 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둬야 할 개념이 제목에도 적은 두 눈금요소 보편성입니다. 역시나 한국어로 옮기니 어색하지만 영어를 그대로 쓰는 것보다는 낫겠죠?

통계물리에서 말하는 보편성은 수많은 다양한 현상/모형들을 몇 개의 보편성 분류로 묶을 수 있으며 이때 다양한 현상/모형들의 세부 사항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다양한 현상/모형들은 주로 눈금잡기 모양으로 기술되는데 이를테면 가장 간단하게 써보면, f(x) = A x^a 라고 합시다. 모형에 따라 A와 a가 각각 다를 수 있는데 a가 같은 모형들을 같은 분류(class)로 묶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a가 같다고 해도 A는 여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여기서 A를 눈금요소(scale factor)라 부르고요, a는 눈금잡기 지수(scaling exponent)라고 부르죠.

이제 이 글에서 소개하려는 '두' 눈금요소 보편성이 뭘 말하고자 하는지 눈치채셨을 겁니다. 평형통계물리에서 주로 다루는 시스템은 조절변수가 온도(T)와 외부 자기장(h) 2개가 있으며, 이 시스템의 자유에너지 밀도(free energy density; f)만 알면 알고자 하는 모든 물리량을 유도해낼 수 있습니다. 특히 특정한 온도(=임계점; T_c)에서는 자유에너지가 특이해지는데요(singular), 즉 자연수의 차수로 쓸 수 없는 항이 중요해집니다.(적절한 설명인가?;;;) 아래 식에서, 자유에너지의 특이성 부분만 쓴다고 해서 f 아래 첨자로 s가 붙습니다.


d는 공간차원, ν, β, δ는 눈금잡기 지수들, A들은 눈금요소들, W는 눈금잡기 함수(scaling function)입니다. W가 보편적이라면, 즉 같은 보편성 분류에 속한 모형들의 W가 모두 같다면, W를 보편 눈금잡기 함수(universal scaling function)로 부르기도 합니다.

보시다시피 눈금요소가 A_1, A_2 두 개죠. 이 두 눈금요소만 안다면 자유에너지의 특이성 부분이 완전하게 정해지고 이러한 성질을 '두 눈금요소 보편성'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이걸 '초보편성(hyperuniversality)'으로 부른다고도 하네요.

얘기를 하다 말아서 찝찝한데, 곧 세미나를 들으러 가야 해서 나중에 더 정리된 형태로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