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물리의 보편성은 임계지수, 눈금잡기 함수, 진폭조합(또는 눈금요소)의 보편성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개 임계지수(critical exponent)만을 중요하게 여겨왔는데, 눈금잡기 함수(scaling function)도 중요하다는 얘기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눈금잡기 함수의 진폭(amplitude)은 요전에 소개한 눈금요소(scale factor)와도 연관됩니다. 진폭은 보편적이지 않지만 진폭들의 조합은 보편적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제 블로그에서 여러 번 언급한 루벡(Lubeck)의 비평형 상전이에 관한 리뷰논문(IJMPB, 2004) 중 특히 1.3 Universality를 참고하여 내용을 정리하겠습니다. 경우에 따라 표기나 기호가 다를 수 있습니다.

자기화(magnetization)는 환산온도(reduced temperature, t = (T - T_c) / T_c)와 외부 자기장(h)의 함수로 쓸 수 있으며 특히 임계점 근처에서는 임의의 양수 λ에 대해 아래 왼쪽처럼 쓸 수 있습니다. 아래 오른쪽은 틀맞춤(normalization) 조건입니다.


여기서 β, δ는 임계지수, M은 눈금잡기 함수, a_t와 a_h는 계량요소(metric factor; 번역이 딱딱한데 좋은 말이 없을까요?)입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모형에 대해 임계지수가 같아서 같은 보편성 분류에 포함되더라도, M의 모양이 다르다거나 M까지도 같은데 계량요소가 다른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튼 위 오른쪽의 틀맞춤 조건에 의해 계량요소가 결정됩니다:


비슷하게, 외부 자기장을 온도와 자기화의 함수로 쓸 수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강자성 시스템의 평균장 이론에 의한 란다우 자유에너지를 보겠습니다:


b_2, b_4는 양수이며 시스템에 따라 달라지는 보편적이지 않은 값들입니다. 자기화는 f를 최소로 하는 값으로 결정되므로 다음과 같은 상태방정식이 얻어집니다.


h=0일 때 이 식을 풀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m=0인 건 t>0일 때입니다. a_t는 b들의 함수이므로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t=0일 때 위 식을 풀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습니다.


여기서도 역시 a_h가 보편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또한 위 상태방정식으로부터 눈금잡기 함수 H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M(x,y)도 구할 수 있는데, 이건 3차 방정식의 해라서 지저분합니다. 궁금하시면 루벡 논문의 식 (1.40)을 보시면 됩니다.

다음으로 진폭조합의 보편성을 얘기하기 위해 임계점 근처의 감수율(susceptibility)을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임계점 아래로부터 임계점으로 접근할 때와 임계점 위로부터 접근할 때가 다릅니다.


감수율의 정의에 따라 다음과 같이 쓸 수 있고, 이로부터 감수율의 계량요소와 이전의 계량요소들 사이의 관계식도 얻어집니다.


맨 처음 말한 '진폭조합'이란 위의 마지막 식처럼 진폭 또는 계량요소 사이의 조합을 뜻합니다. 또한 눈금잡기 함수가 보편적이라면 이 함수의 특수한 값들도 보편적이겠죠.

앞의 란다우 자유에너지의 결과를 이용하면 아래처럼 감수율을 얻을 수 있고, 이로부터 감수율의 계량요소들 역시 시스템에 의존하는 보편적이지 않은 값들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 계량요소 사이의 조합, 즉 진폭조합은 b값에 상관없이 2라는 결과가 나오며 이는 곧 보편적인 값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마지막으로 임계지수가 눈금잡기 함수나 진폭보다 더 정확하게 측정될 수 있다고 하네요. 정확한 해가 알려진 2차원 이징 모형에 대해 RG 계산을 해서 ε(= d_c - d)의 제곱항까지 전개해준 결과, 감수율의 임계지수 γ는 정확한 값과 약 6%의 오차를 보이는데 반해 감수율의 진폭조합은 정확한 값과 115%나 오차를 보인다고 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임계지수는 RG 고정점 '근처'에서만 구했지만, 눈금잡기 함수와 그 진폭은 '전체' 공간에서 구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눈금잡기 함수가 임계지수보다 더 민감하며, 같은 이유로 임계지수보다 눈금잡기 함수를 구하는 게 더 어렵죠. 여튼 이 사실을 거꾸로 이용하면 눈금잡기 함수를 정확히 맞출 수 있으면 임계지수를 맞추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보편성 분류를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