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더 누적률은 재작년 국제통계물리학회에서 볼츠만 메달을 받기도 한 쿠르트 빈더(Kurt Binder)가 1981년에 제시한 양으로서 다음처럼 정의됩니다.


m은 시스템의 자기화이며, <>는 앙상블 평균을 뜻합니다. 또는 m의 분포 P(m)을 알면 P(m)을 곱해 적분함으로써 앙상블 평균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t는 늘 그렇듯 환산온도입니다. 임계점, 즉 t=0에서의 빈더 누적률을 임계 빈더 누적률(critical Binder cumulant)이라 부르고 U*로 쓰더군요. 경우에 따라 위의 U 전체에 3 또는 3/2가 곱해진 양을 빈더 누적률로 쓰기도 합니다.

t>0이면 열적 요동에 의한 무질서가 스핀들이 같은 방향으로 정렬하려는(강자성) 힘보다 커져서 P(m)은 m=0 근처에서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U는 0입니다.

t<0이면 스핀들의 강자성에 의한 힘이 우세해져서 P(m)은 0이 아닌 m_0 근처에서 피크를 보일 겁니다. 그런데 m을 -m으로 바꾸는 대칭에 대해 불변인 시스템이므로 P(m)은 m_0, -m_0에서 피크인 모양이 되겠죠. 극단적으로 델타 함수 모양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이때 U는 2/3입니다.

그럼 t=0, 즉 임계점에서는 어떤가 하면 아직 정확한 값이 알려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2차원 이징 모형에 대해서는 전달행렬(transfer matrix)을 열심히 계산해서 U*가 약 0.61069라는 걸 보인 연구가 1993년에 <저널 오브 피직스 A>에 게재되었습니다.

윗임계차원보다 높은 차원, 즉 평균장 이론이 적용되는 차원에서는 U*의 정확한 값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보니 역시나 있습니다. 바로 위에 링크한 논문의 공동저자인 블로테(Blote)가 제1저자로 1997년에 <유로피직스 레터스>에 낸 논문에 참고문헌이나 유도과정 없이 제시되어 있는데, 아마 잘 알려졌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이 결과는 평균장 이론의 임계현상에 대한 란다우 자유에너지를 통해 바로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t=0일 때의 P(m)을 이용하여 U*를 구한 게 위의 U*입니다.

빈더 누적률을 왜 이야기하는지에 대해 얘기를 안했네요. 우선 한 방향의 길이가 L인 시스템에 대해 T에 따른 U(T,L)을 구하면 L에 상관없이 T_c에서 U*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임계온도를 수치적으로 구해내기 위해 빈더 누적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U* 자체가 보편적인 양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요, 2차원 격자 위에서 몇몇 모형들이 같은 U*를 보였다고 하는데, 실제로 경계조건이라든지 격자의 이방성 따위에 의존한다는 시늉내기 결과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나중에 간단히 정리하려고 합니다.

여기까지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