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카우프만의 '혼돈의 가장자리'를 흉내내봤습니다. 인생은 흡수상태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흡수상태는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로 정의됩니다. 생명은 모두 흡수상태 바로 옆에서 첫걸음을 뗍니다. 우연히 발을 잘못 디디면 바로 흡수상태... 즉 죽음의 상태로 빠져버립니다.

생존의 열망은 흡수상태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힘을 다르게 표현한 겁니다. 그 힘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흡수상태로부터 멀리 있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흡수상태로 전이하는 길은 매우 많고, 또는 흡수상태가 상태공간 전체에 매우 밀도 있게 퍼져 있으니까요. 하나의 흡수상태로부터 멀어지면 다른 흡수상태에 가까워지는 겁니다. 공짜는 없지요.

흡수상태가 지뢰밭처럼 깔린 상태공간 위에서 마구걷기를 하는 게 생명체라는 생각입니다. 더 단순하게 그림을 그리면, 아무리 멀어지려고 해도 하나의 생명체가 태어난 그 흡수상태 바로 옆자리를 빙빙 돌 뿐 결코 멀리 벗어날 수 없으며, 다행히 벗어나 있다고 해도 나이가 들고 기력이 쇠하면 언젠가는 다시 흡수상태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지표면에서 하늘을 향해 던져진 공의 운명이지요. 탈출속도보다 빠르게 던지지 않는 이상 다시 땅바닥에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발딛고 서 있는 이 지구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무거우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발딛고 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죠.

모든 것이 불확실합니다. 기껏해야 확률분포로 이해될 수 있으며, 그 분포의 편차 안에서만 비로소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으며, 더구나 편차 밖의 일이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거죠. 게다가 편차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어떤 거듭제곱 분포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죠. 대체 뭐라는겨... 그만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