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러의 중심지이론에 관한 글 마지막에 언급한 PNAS 논문에 관해 간단히 정리하겠습니다. 사실 아직 논문을 읽어본 건 아니고;;; 논문의 공동저자이신 김범준 교수님의 세미나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제 블로그에 썼던 "공간 분포 연결망의 최적 설계"라는 글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시설 i의 가치(vi)는 그 시설의 이용자수(ni)뿐만 아니라 이용자들과 시설의 평균거리(ri)에도 의존할 겁니다.

$$v_i=n_ir_i^\beta$$

그리고 그 시설 하나가 커버하는 지역의 면적을 si라고 하고 이용자수를 그 지역의 인구라고 생각하면 그 지역의 인구밀도는 다음처럼 씌어집니다.

$$\rho_i=n_i/s_i$$

지금은 2차원 평면 위의 지역들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일반적으로 한 지역의 면적은 그 지역에 있는 시설과 이용자 사이의 평균 거리의 제곱에 비례할 겁니다.

$$s_i\sim r_i^2$$

시설의 밀도 Di는 그 지역의 면적 당 1개의 시설이 있다고 했으므로, 간단히 si의 역수입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가정은 각 시설의 가치가 모두 동등하다는 겁니다. 즉 vi는 모든 i에 대해 같다고 가정합니다. 이런 간단한 조건들로부터 다음 결과가 바로 나옵니다.

$$D\sim \rho^\alpha,\ \alpha=2/(\beta+2)$$

저자들은 여러 종류의 시설들에 대해 실제 데이터로부터 α를 얻는데 0.6에서 1.2 정도 사이의 값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대개 공공시설은 α가 낮고 사적인, 즉 민간시설은 α가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공시설 중에서도 마을 보건소의 경우 α는 0.1보다도 작은 값이 나옵니다. 이걸 위의 이론에 따라 β로 환원해서 생각해보면, 공공시설은 β가 크고, 민간시설은 β가 작습니다. 또한 보건소의 경우 β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지요. 결국 각 시설의 입지를 고려할 때 이용자수만을 고려하느냐, 그 이용자들이 시설까지 움직여야 하는 거리까지 고려하느냐라는 문제가 됩니다. 민간시설의 경우 이용자수만 고려하면 되지만, 공공시설의 경우 이동거리까지 고려한다는 거죠. 이윤만을 생각하느냐, 일종의 형평성을 더 생각하느냐... 이런 문제가 될 수도 있고요. 보건소의 경우는 사람이 매우 적은 동네에도 하나씩은 있으며 이건 이용자수만 놓고 보면 이해할 수 없지만, 이동거리를 포함시켜야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저자들이 크리스탈러의 중심지이론이나 관련된 지리학/공간과학의 연구흐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지는 제가 논문을 보지도 않았고;;; 잘 모르기는 하지만,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런 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연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