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쓴 알프레드 베버 바로 다음에 나오는 오거스트 뢰쉬의 연구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뢰쉬는 1940년에 <경제의 공간적 질서>라는 책을 펴냅니다. 전체 4개의 편으로 구성된 책인데, 1편은 폰 튀넨과 베버의 입지론이 부분균형론이라 비판하고 더 나아가 일반균형론이 요구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즉 생산자와 소비자가 다수 분포할 뿐 아니라 생산자 사이의 경쟁을 포함한 이론이어야 한다는 주장이지요. 2편에서는 베버의 공급 위주의 이론에 반해 수요 위주의 이론을 전개하며, 그래서 '시장지역론'이라 일컫는답니다. 3편은 무역/분업에 의한 입지문제를 다루고, 4편은 사례연구를 통한 검증이라네요.

시장지역론은 자원과 소비자가 고르게 분포하고 공급량과 수요량이 무한하며, 자급적인 농장이 규칙적으로 분포해 있고 생산기회도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으며, 운송비는 거리와 중량의 함수라는 가설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로부터 '지역의 차이'가 만들어지는지를 생각해보자는 겁니다. 물리학의 스스로 깨진 대칭(spontaneously broken symmetry)이 연상됩니다.

거리에 비례하는 운송비에 의해 어떤 농장에서 생산된 상품이 판매되는 영역에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원 모양입니다. 하지만 여러 원들이 중첩되면서 크리스탈러의 중심지이론에서처럼 정육각형 모양의 시장권이 형성되겠죠. 그런데 생산되는 상품의 종류가 여러가지이고 각 상품에 따라 가격, 운송비 등이 다르다면 그에 따라 서로 다른 크기의 정육각형이 여러 겹으로 그려질 수 있겠죠. 이에 따라 어떤 영역에는 생산지가 많고(city rich) 다른 영역에서는 생산지가 적을(city poor) 수 있는데 이걸 실제 현상에서 검증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중간에 수요원추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어떤 상품의 공장도 가격을 p라 하고 이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와 공장 사이의 거리를 r이라 하며, 단위 거리당 운송비를 a라고 합시다. 거리 r만큼 떨어진 소비자에 의한 수요 d(r)은 감소함수 f를 써서 다음처럼 나타냅니다.

$$d(r)=f(p+ar),\ d(R)=0$$

수요는 r이 커질수록 줄어들다가 특정한 거리 R에서 0이 됩니다. 그럼 총수요 D는 다음과 같은 적분식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D=\rho \int_0^R 2\pi r f(p+ar)dr$$

ρ는 인구밀도입니다. p가 커지면 D는 줄어들겠죠. 그래서 이 식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궁금해지는데 이 책에서는 더 자세히 다루지는 않습니다.

이 다음에는 뢰쉬 이론의 의의와 비판이 이어지는데요, 자세히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여기서 배운 건 크리스탈러의 중심지이론을 일반화했지만, 여전히 많은 제약조건에 의해 현실과의 거리가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후에 더욱 현실적인 이론/모형들이 제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 공부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