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잠깐 구경하고 온 학회 이름인데, 이걸 제멋대로 한국어로 옮기니 이상하네요. 원래 이름은 "2010 NIMS Hot Topics Workshop on Consensus Flocking and Synchronization of Interacting Systems"입니다. 오후 세션 하나만 듣고 와서 전체적인 흐름은 모르겠고, 제가 들은 내용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얘기하려고 합니다.

박형규 교수님은 수많은 반딧불이들이 동시에 깜빡거리며 빛을 내는 현상을 비롯한 동기화 현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론 연구에 대해 발표해주셨습니다. 구라모토 모형(Kuramoto model)의 평균장 결과를 소개하고나서 낮은 차원 시스템에서의 결과도 보여주셨습니다. 상호작용이 세질수록 무질서한 상태에서 질서 상태로 상전이가 일어나는데, 질서 상태는 각속도만 같아지는 속도맞춤(entrainment; 편승, 얻어 탐)과 위상까지 같아지는 때맞춤/동기화(synchronization)가 구분됩니다.

2차원 이하에서는 속도맞춤이 일어날 수 없고, 4차원 이하에서는 때맞춤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3, 4차원에서는 속도는 맞춰지지만 때맞춤은 일어나지 않으며 여기서는 1차 상전이가 관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5이상의 차원에서는 연속상전이가 관찰되며 또한 속도맞춤으로의 전이와 때맞춤으로의 전이가 같은 상호작용 세기에서 나타납니다.

그런데 반딧불이의 때맞춤 현상은 3차원에서도 나타나며 위의 이론과 맞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위 이론의 유한크기 눈금잡기 계산이 필요합니다. 시스템 크기가 유한하기 때문에 때맞춤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말로 이해했습니다. 이에 대해 반딧불이들의 상호작용 범위가 평균장으로 어림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고 볼 수는 없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그건 실제로 반딧불이의 상호작용 범위와 시스템 크기에 대한 구체적인 값들을 갖고 얘기를 해야하겠죠.

애초에 낮은 차원 구라모토 모형은 '유한한' 범위의 상호작용을 전제한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반딧불이들이 다른 놈들의 빛에만 반응한다면, 빛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여 줄어들므로 실은 먼거리 상호작용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또한 가까이 있는 놈들이 멀리서 오는 빛을 가로막는 가림 효과(screening effect)도 있을 것이므로 상호작용의 거리 의존성만 보면 전자들의 쿨롱 상호작용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음으로 하승렬 교수님은 구라모토 모형과 비슷한 쿠커-스메일 모형(Cucker-Smale model)을 이용하여 어떤 초기조건에서 시작해야 완전한 때맞춤으로 끝나는지,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완전한 때맞춤 끌개로 수렴하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가정은 떨개(oscillator)들의 고유주파수(고유각속도)의 분산에 해당하는 양보다 상호작용 세기가 더 크다는 것이었는데, 이로부터 이미 완전한 때맞춤이 일어난다는 게 결과라기보다는 전제로 들어갑니다.

이 세션의 마지막은 김진구 교수님이 '어류의 행동'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해주셨습니다. 바다의 얕은 곳에 사는 어류부터 깊은 곳에 사는 어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어류들의 생김새와 헤엄치는 모양, 그리고 매우 다양하게 떼지어 다니는 모습들 등을 화려하고 흥미로운 사진들을 통해서 보여주셨습니다. 마치 수족관 견학을 하는 기분으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전부여서, 왜 어류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떼지어 다니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습니다. 보여주셨던 그림 중에 3차원 격자 모양으로 무리지은 물고기들이 있었는데 2차원 지표면 위에서 움직이는 무리와는 '차원이 다른' 모양이었고 그게 질적으로 다른 뭔가를 말해줄 수 있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조류의 경우도 3차원 공간에서 움직이지만 중력에 의한 제약으로 인해 어류보다는 더 제한된 무리 행동을 보일 것 같다는 얘기를 쉬는 시간에 다른 참가자들과 나누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