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옹. 개똥철학 시간입니다;;; 요즘 머리 속에 생각이 많다보니 별별 생각이 다 꼬리를 무네요. 도박은 투입한 노력과 산출된 결과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속성을 갖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나의 일부를 걸어야 하고 때때로 잃을 수도 있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집안 내력이라면 내력인데, 안전제일주의랄까 그런 게 있습니다. 화투든 카드든 즐기려고 한 적은 있지만 돈을 걸고 한 적은 거의 없거든요. 뭐든 이기면 기분이 좋지만 지면 기분이 나쁜데 거기에 돈까지 얻고 잃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이게 다 제 성향을 합리화하려는 겁니다. 대개 자신의 일부를 걸어야 더 열심히 하니까요. 약값을 내야 병이 낫고, 책값을 내야 지식이 자기 것이 된다는 말을 한 10년 전쯤 지나가는 말로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약값, 책값을 단지 돈으로만 해석하지 않고, 자신의 일부, 즉 시간이든 열정이든 노력이든 될 수 있습니다. 여튼 뭔가를 먼저 투자하지 않고 날로 먹으려고 하지 말라는 뜻일 겁니다.

이즈음 제가 30년이 넘는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되돌아봅니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보수적인 경향, 잠깐 공부해서 요점만 파악하려는 날로 먹기 좋아하는 성격, 흥미가 생기면 조금 건드려봤다가 쉽게 포기하던 버릇. 나를 따라준 몇몇 운만을 생각하며 자만하지 않았는지 등등.

또 한편으로는 소심한 성격과 관련이 있습니다. 열역학 공식에 대입해보면;;; F = E - TS 에서 E를 일종의 내적인 동기, T를 외부로부터의 교란 또는 외부에 대해 민감한 정도, S를 외부의 시선 정도로 생각해봅시다. 사람들은 그 결과인 '자유에너지' F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물리학에서는 F를 극소화하는 방향이지만 이 글에서는 '극대화'로 해석했습니다.)

절대영도 즉 T=0일 때는 누구나 외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적인 동기에만 이끌려 살아갈 수 있겠죠. 물론 자신의 삶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므로 당연히 외부와 상호작용할 수밖에 없어집니다. T가 커지면(또는 T가 큰 사람일수록) S의 영향이 커지고 어느 순간 외부의 시선이 내적인 동기를 압도합니다. 그러면 내적인 동기는 잊어버린 채 외부의 시선에만 맞추어 살아갑니다.

E가 크다보니 외부와 상호작용할 일이 많아지고(뭐 어쨌든 사회적 동물이니까) 그럼 T가 커지려는 압력을 받게 되고 그러다가 외부와 타협하고 적응하다보면 다시 E에 집중할 수 있게 되거나 아니면 S에 의해 휩쓸려 가게 되거나... 이런 과정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되풀이 될 것 같네요. E가 작은 경우에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얘기를 해볼 수 있습니다.

평형 상태에 머무른 채 끝나기보다는 활동 상태 A - 준안정 상태 B - 활동 상태 A' - 준안정 상태 B' - ...를 반복하는 거겠죠. 활동 상태의 크기를 정의하고;;; 이들의 분포를 보면 거듭제곱 분포가 나올 수도 있고(아닐 수도 있고요), 준안정 상태에서는 그동안의 활동 상태의 흔적이 삶의 굴곡으로 남아있겠죠. 그 굴곡이 평탄할 수도 있고, 프랙탈 같은 모양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문단의 말만 바꾸면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논문 내용;;;)

네, 아주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배가 고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