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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18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의 일부다. 마크 뷰캐넌의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원제: Ubiquity)를 읽고나서 각 장의 앞부분에 소개되어 있는 짧은 문구들을 모은 것이다. 기초연구에 관한 호머 앳킨스의 말(6장)과 '질문하기'의 중요성을 역설한 찰스 스타인메츠(14장)의 말은 여전히 눈에 띈다. 이 책의 주요한 아이디어는 비평형 통계물리에서 제시된 간단한 모형들이 지진, 산불, 상품가격 변동, 사람의 심장박동, 결정의 성장, 자석, 전염병의 전파, 고생물학에서 생물의 대량 멸종, 생태계 먹이사슬, 대도시의 규모 분포, 빈부 격차, 연구논문의 인용횟수 분포, 전쟁의 사망자 수 등 온갖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천 하나 날린다.


1장 제일 원인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 아니다. 정치는 참혹스러운 것과 불쾌한 것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다. -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역사는 결코 반복되지 않는 것의 과학이다. - 폴 발레리


2장 지진

'과학'이란 단지, 언제나 성공하는 처방들의 축적이다. 다른 모든 것은 문학이다. - 폴 발레리

지진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나는 지진 예측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었다. 모든 기자들과 일반인들은 지진 예측에 대한 작은 낌새만 보고도 맹목적인 돼지처럼 필사적으로 달려갔다. - 찰스 리히터


3장 터무니없는 추론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를 추적해서 알려진 것이 나오면 고통이 줄어들고, 마음이 진정되며, 힘을 얻었다는 느낌이 든다. 위험, 소란, 불안은 알려지지 않은 것을 볼 때 생기며, 최초의 반응은 이런 고민스러운 상황을 제거하는 것이다. 제1원칙은 다음과 같다. 어떤 설명이건 설명이 없는 것보다 낫다. ... 원인을 만들어내려는 욕구는 공포의 느낌에 의해 생겨나고 조절된다. - 프리드리히 니체

수학이 지난 세기에 인류에게 준 큰 공헌은 '상식'을 원래의 자리에 돌려주었다는 것이다. 그 자리는 가장 높은 선반 위에 '버려진 엉터리'라고 적힌 지저분한 깡통 옆이다. - 에릭 템플 벨


4장 역사의 우연

과학이란 이 시대의 바보가 이전 시대의 천재를 능가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말한다. - 막스 글루크만

시간이란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일어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 존 아치볼드 휠러


5장 운명의 돌쩌귀

과학은 설명하려 들지 않으며, 해석도 거의 하지 않는다. 과학이 주로 하는 일은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 폰 노이만

"모든 진실은 단순하다". 이것은 복합적인 거짓말인가? - 프리드리히 니체


6장 자석

우리는 오늘날 시인과 역사가와 실무가들이 과학에 대해 뭐든 배우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만큼 과학은 너무나 긴 터널이어서, 현명한 사람이라면 머리를 집어넣지 않는 것이 좋다고 여겨진다. - J. 로버트 오펜하이머

기초 연구란 공중에 화살을 쏜 다음, 떨어진 지점에 가서 과녁을 그려넣는 것과 같다. - 호머 앳킨스


7장 임계적 사고

과학적 사고의 목표는 특수한 것에서 일반적인 것을 보고, 일시적인 것에서 영원한 것을 보는 것이다. -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모델의 목적은 데이터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날카롭게 다듬는 것이다. - 새뮤얼 칼린


8장 살육의 시대

한번 생각해 내기만 하면, 가설은 모든 것을 스스로 소화해서 적절히 영양으로 만든다. 탄생하는 그 순간부터 가설은 계속 강화되어 당신이 보고 듣고 이해하는 모든 것이 된다. 이것이 가설의 자연적인 성질이다. - 로렌스 스테른

철학에서 자유로운 과학은 없다. 철학의 보따리를 검역 없이 승선시킨 과학만이 존재할 뿐이다. - 대니얼 데닛


9장 생명의 그물망

문화를 가진 사람의 첫번째 의무는 계속해서 백과사전을 다시 쓰는 것이다. - 움베르토 에코

사물은 가능한 한 단순해야 한다. 하지만 더 단순해서는 안 된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0장 난폭한 변이

경제이론가들은 계속 여러 가지 수학적 모델을 만들어내고, 이것들의 성질을 세밀하게 탐구한다. 또 계량경제학자들은 온갖 함수를 데이터에 이리저리 끼워 맞춰 본다. 하지만 그들은 현실의 경제 체계의 구조를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계속 실패하고 있다. - 워실리 레온티에프

재버먼의 법칙: 경제가 나쁘면 나쁠수록 경제학자들에게는 더 좋다. - 앨프리드 재버먼


11장 모든 의지에 반하여

자유를 얻는 능력은 아무것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자유롭게 존재하는 능력이다. - 앙드레 지드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뭔가를 부수는 일은 때때로 매우 유쾌하다.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12장 지적인 지진

역사는 예측력을 가진 법칙을 만들 수 없다. 과거에 대한 이해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지식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현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미래에 일어날 만한 일이나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조건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문제에서는 언제나 잘못된 논의를 하기 쉽다. 이것들은 과학 법칙이 보여주는 예측의 확실성에 전혀 가까이 가지 못한다. - 리처드 에번스

결국 현재 우리가 믿는 모든 것은 수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믿는 것은 필연적으로 참이 아니다. 우리는 다만 진실이 아닌 것을 믿을 수밖에 없다. - 맥스 구일


13장 수의 문제

과학은 사회의 다른 부분과 엄격히 불가침을 유지하면서 존재할 수 없다. 과학과 사회 어느 쪽에서나 안전한 방어선은 없다. - 존 크래셔 프라이스

역사에서 혁명만큼 흥미로운 것은 없다. - 에드워드 할레트 카


14장 역사의 문제

역사가가 미래를 예측하려는 것은 언제나 잘못이다. 삶은 과학과 달리, 단순히 너무나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 리처드 에번스

어리석은 질문이란 없으며, 질문하기를 그만두지 않는 한 누구도 바보가 되지 않는다. - 찰스 프로테우스 스타인메츠


15장 결론을 대신하는 비과학적인 후기

나는 짧게 하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짧은 연설을 한 살바도르 달리만큼 짧게 하지는 않겠다. 달리는 "나는 아주 짧게 할 것이고, 벌써 끝났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자리에 앉아버렸다. - E. O. 윌슨, 펜실바니아 주립대학 졸업식 연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