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완성도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나이브하게 말하자면, 연구를 90% 완성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99%로 완성도를 올리는 일은 어렵습니다. 99.9%는 더욱 어렵고 99.99%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연구를 시작할 때 완성도를 1%를 높히는 일보다 99.9% 완성된 상태에서 0.1%를 높히는 일이 더 어렵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앞의 1%와 뒤의 0.1%는 양으로만 비교할 수 없습니다. 연구의 '깊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깊이를 정의해보자면;;; 연구의 완성도를 p라 할 때, 깊이는 - ln (1-p)에 비례하는 양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100% 완성된 연구란 현실(유한한 시공간)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논문은 나와야겠죠. 천재에게는 불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저를 비롯한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논문을 써서 내는 일이 연구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에도 연구자의 취향에 따라 99.9% 완성해야 논문을 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80% 정도만으로 논문을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고/틀리고 옳고/그르고를 얘기하려는 게 아닙니다.

실은 지금 정리하고 있는 논문의 빈 구석들이 보이는데, 그 구석을 채우려는 노력을 조금 게을리 하지 않았나 반성하는 중입니다.